제주 서부지역 지하수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산성질소 농도가 먹는물 기준치를 크게 웃도는 도내 지하수 관정 7곳 중 6곳이 서부지역에 집중돼 있었다.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올해 3차례에 걸쳐 동서남북 권역별 농업용 공공관정 총 128곳의 지하수 수질을 조사했다. 그 결과 오염지표 항목 가운데 하나인 질산성질소 농도가 먹는물 기준(10㎎/ℓ)을 초과한 관정은 1차(3월) 4곳, 2차(7월) 4곳, 3차(10월) 7곳이었다. 3차 조사에서 질산성질소 농도가 높게 나타난 것은, 10월 강수량이 7~8월보다 많아 표층 오염물을 지하수로 운반하는 강우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게 보건환경연구원의 설명이다.

문제는 오염된 관정의 경우 남부(서귀포) 1곳을 제외하곤 나머지 6곳이 제주시 서부지역인 한림과 한경에 분포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림읍 명월리 관정은 질산성질소 농도가 19.2㎎/ℓ로 농업용수 이용 기준(20㎎/ℓ)까지 육박했다. 축산분뇨 불법배출 하류 지역인 이곳은 1,2차 조사에서도 질산성질소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이에 연구원이 질소 동위원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축산분뇨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역별 질산성질소 평균 농도는 서부가 4.5㎎/ℓ로 가장 높았고, 이어 동부(2.7㎎/ℓ) 남부(2.0㎎/ℓ) 북부(1.2㎎/ℓ) 순이었다. 또 휘발성 물질과 법정 농약성분 등은 검출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서부지역 지하수 오염은 대부분 축산분뇨 등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의 근절 없이는 지하수 오염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어 특단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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