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제주는 2년만에 제대로 ‘눈폭탄’을 맞았다. 10일 오후 7시를 기해 제주 전역에 쏟아지기 시작한 눈이 다음날 아침까지 이어지면서 도내 곳곳에서 많은 불편들이 초래됐다.

한마디로 제설작업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상황은 제주국제공항이나 중산간은 물론 제주시내 도로도 마찬가지였다.

제주공항은 11일 폭설로 인해 활주로가 3차례 폐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항공기 운항이 일시 중단되면서 ‘연쇄적으로’ 적지 않은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는 등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결국 채 제주를 빠져나가지 못한 2500여명의 체류객이 제주공항 대합실에서 노숙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시내에선 폭설이 12일까지 이어지면서 도로와 인도가 빙판길로 변했으나 제설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제주도청 게시판에도 “눈이 온지 이틀째인데 제설작업이 하나도 되어있지 않다”는 지적도 올라왔다.

그러나 한국공항공사나 제주도청이 제설작업에 노력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편이 초래된 것은 ‘역부족’ 때문이었다. 그리고 눈이 자주 오지 않다보니 효율적 대처가 부족한 면도 없지 않았다고 본다.

그래서 제설장비 확충에 대한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무작정 확충에는 반대한다. 많이 있을수록 좋겠지만 효율과 비용의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구입하는 데는 물론 유지·보수에도 세금이 들어가야 한다. 2년에 한번 이사 가자는 데 쓰자고 대형 트럭을 구입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비용과 효율의 경계에서 장비를 확충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그리고 적정한 수준의 장비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매뉴얼과 훈련이 이뤄져야함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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