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제주박물관, 고려 건국 1100주년 기념 기획전 도록 발간
유물·지도에 담긴 고려사, 그 속에서 만나는 제주사 흥미진진

고려 건국 1100년이 되는 해를 맞아 고려사를 새롭게 조명하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종만)이 고려시대 삼별초의 여정을 한 자리에 모아 기획특별전을 열고, 전시 유물과 사료를 모아 300쪽이 넘는 전시 도록을 발간했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지난 12월5일부터 오는 2월28일까지 ‘삼별초와 동아시아’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13세기 후반 동아시아를 뒤흔들었던 몽골과의 전쟁과 그 속에서 삼별초의 여정을 따라가도록 구성했다. 강화도에서 진도, 제주, 다시 일본에 이르기까지 삼별초가 여러 지역을 거치며 겪었던 사건과 시대를 압축해 보여준다.

책자와 실제 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유물들은 삼별초의 활동을 보여주는 것들이다. 국내 20개 기관, 일본 7개 기관에서 수집한 총 570여점의 유물과 자료가 한 자리에 모였다.

고려의 국난 극복을 상징하는 국보 272호 초조대장경, 보물 1156호 재조대장경, 고려시대 갑옷을 온전하게 보여주는 보물 336호 정지장군갑옷 등 보물 9점을 포함해 총 10점의 국가지정문화재도 포함됐다.

도록 ‘제주 항파두리성’ 편에서는 고려사의 한 줄기가 제주사로 연결되는 지점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진도에서 패배한 삼별초는 그들의 마지막 운명을 제주에서 건다. 남해에서 활약하던 유존혁 장군이 배 80여척을 끌고 합류했고, 김통정을 중심으로 다시 전열을 다듬었다. 삼별초는 애월 해안에서 3km 가량 떨어진 이 곳에서 외성과 내성을 쌓고 약 3년간 항전을 이어갔다.

그러나 1273년 5월, 1만여명의 군사를 이끌로 온 김방경과 흔도가 이끄는 여원연합군에 의해 삼별초는 완전히 무너진다. 지휘부는 참수되고, 김통정은 한라산으로 들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해진다. 이로써 삼별초는 역사속으로 사라졌지만, 제주와 고려에는 몽골과의 새로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도록에는 이 시기 항파두리성에서 출토된 명문와, 철제 무기류, 각종 청자 등이 대거 실렸다. 아울러 이 시기 만들어진 김통정과 관련한 제주지역 전설과, 항파두리성 발굴 상황은 도록 부록에서 찾아 읽을 수 있다.

이와함께 제주에서 삼별초가 패망한 후 1281년 여몽연합군과 일본군의 전투장면을 묘사한 그림인 ‘몽고습래회사’, 규슈와 다카시마 해저유적에서 발견된 원나라 군대 관련 유물, 제주산 현무암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함선의 닻돌 등 13세기 동아시아를 휩쓸었던 전쟁의 생생한 모습이 이번 전시와 도록 등을 통해 공개됐다.

김종만 관장은 “이번 자료를 통해 삼별초가 이후 제주의 역사에 끼친 영향을 되짚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기획 취지를 전했다. 319쪽. 문의=064-720-8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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