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혁파 없이 일자리 창출 힘들어

4차 산업혁명시대 걸맞은 변화 필요

 

 

2018년 무술년(戊戌年) 새해다. 올해는 전국의 모든 경영자와 근로자가 힘을 모아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지난해 우리는 헌정사에 유례없는 조기 대선을 비롯해 북핵 리스크·포항 지진·한중 사드 갈등 등 내외적인 어려움이 중첩되는 상황을 겪어야만 했다. 그래도 세계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증가한 수출 덕분에 거시지표 면에서 경제가 호전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새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 면에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2017년 11월 공식 청년실업률은 9.2%로 동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취업준비생 등을 감안한 청년층이 느끼는 체감 실업률도 21.4%에 달했다.

일자리는 모름지기 기업이 투자를 할 때 생긴다. 그리고 개인도 기업도 돈이 벌릴 것이라는 확신이 설 때만 투자를 한다. 투자가 줄고 일자리 상황이 점점 열악해지는 것은 우리 스스로를 자승자박하는 과잉규제 때문이다. 규제 혁파 없이는 일자리 창출도 없다고 본다.

규제개혁은 노동시장에도 필요하다. 경직된 노동시장 규제의 1차적 피해자는 미취업청년과 영세기업의 근로자들이다. 기업이나 경영자의 입장을 생각해 주지 않아도 좋다. 미취업자나 취업자라도 근로조건이 열악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노동시장 개혁이라도 해 나갔으면 좋겠다.

우리 경영자들도 급격한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심각하게 고민하겠다.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위해 법을 고치지 않고도 가능한 규제 완화부터 실천에 옮기도록 하겠다.

최저임금에 산입되지 않는 상여금·현물급여 비중을 늘려서 연봉 4000만원이 넘는 최저임금 적용대상자가 생기게 한 데는 경영자들도 책임이 없지 않다. 본회는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법률이 개정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지만 경영자들 스스로도 노력해야 한다. 상여금이나 수당을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해서 통상임금 판결을 자초한 것과 마찬가지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노동시장에도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공장노동으로 대변되는 제조업에서 일반적이었던 근로방식에 기초한 경직적, 획일적인 노동법제로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 근로형태나 노사관계 규율이 어려워지고 있다. 생산라인이나 사무실에서 머무는 시간이 아니라 근로계약 당사자가 합의된 기한 내에 합의된 특정 업무를 완수하는 것, 다시 말하면 근로제공의 질이나 결과가 근로계약의 핵심이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부응하여 노동 관련 법제를 다양한 근로제공의 방식에 따라 다양한 규율이 가능하도록 개선돼야 한다. 업종별, 사업장별 특성이 반영되고 개별 근로자의 다양한 선택을 허용하는 근로계약제도를 발전시켜야 한다.

제주경총은 산업구조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걸맞은 미래지향적인 노동법과 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조사연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미 2년째 역점을 두고 있는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은 근로자 간의 공정성 제고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뒷받침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디지털, 모바일 근로환경이 고도화됨에 따라 필요하게 될 합리적인 노동 법제를 제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제주경총은 영세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근로조건 자율개선 지원활동과 인사노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노동법 아카데미, CEO를 대상으로 한 조찬포럼과 일터혁신을 위한 경영자 포럼 등을 매월 개최하겠다. 이를 통해 기업인들이 다양한 경영정보를 교류하고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

2018년 무술년은 ‘황금개’의 해다. 황금색을 의미하는 ‘무(戊)’는 최고의 가치를, 개를 의미하는 ‘술(戌)’은 화합을 상징한다고 한다. 모쪼록 올해는 모든 노사정 모두의 화합된 힘을 모아 우리에게 최고의 가치인 청년 일자리 창출에 큰 진전을 이루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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