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저지리 스페이스 예나르 112점 경매
낙찰률 60%·총 낙찰금액 2억3000만원

3일 저지리 스페이스 예나르, 112점 경매
낙찰률 60%, 총 낙찰금액 2억3000만원 

 

입춘 한파가 제주섬을 강타했던 지난 3일 저지리예술인마을 스페이스 예나르에서 올해 첫 미술품 경매가 진행됐다. 눈을 동반한 강풍이 몰아치면서 중산간 도로 곳곳이 결빙되는 등 살을 에는 추위가 이어졌지만 미술관 안은 200여명이 틈을 비집고 자리하며 뜨겁게 달아올랐다. 

스페이스 예나르(대표 양의숙)가 기획하고 에이트 인스티튜트(대표 박혜경)가 진행을 맡은 ‘우리시대 작가 100선 아트 옥션’에는 모두 112점이 출품됐다.

경매에 앞서 국내 1호 미술품 경매사인 박혜경 대표가 현대 미술시장과 아트 컬렉션을 주제로 공개 특강을 열면서 현장에는 이른 오후부터 미술 애호가들의 발길이 찾아들었다.

이날 경매에서는 제주작가 고영훈의 ‘용’이 2900만원에 낙찰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김창열(1929~)의 유화 ‘물방울’(SA201711)과 정상화(1932~)의 아크릴화 ‘무제014-5’가 각각 2300만원에 낙찰되며 두번째로 높은 금액을 기록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방한 때 청와대 접견실에 걸려있던 그림으로 화제가 된 입도작가 김보희(1952~)의 작품이 ‘Amaryllis’가 550만원에 낙찰된 것을 포함해 4점 모두 새 주인을 찾아갔다.

전시장 벽면을 크게 장식했던 앤디워홀(1928~1987, 미국)의 석판화 ‘Flowers’ 시리즈 10점이 긴 경합 끝에 900만원에 낙찰됐다. 이외에 김환기, 박서보, 이우환, 천경자, 무라카미 다카시 등 유명 작가들의 판화가 완판됐다.

미술관 측은 이번 경매의 수익금을 4000만원으로 예상했다. 경매 사업경비를 제외한 1000여만원이 제주 청년작가 지원 기부금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날 미술관에는 예술가와 갤러리 관계자, 컬렉터 등 전문 미술인을 비롯해 관광객과 도민, 특히 자녀를 동반한 학부모 등 일반 미술 애호가들이 상당수 자리했다. 현장에서 패들을 교부받고 직접 경매에 참여한 이들 외에도, 직원이 대리 응찰하는 사전 서면 응찰 비율이 전체의 70%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나르 관계자는 “날씨가 궂어 예상보다 참가자가 적었지만 국제학교에 자녀를 둔 학부모 등 일반 애호가들의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었다”며 “도내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미술품 경매가 제주 화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길 바란다”고 의미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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