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을 동반한 ‘입춘(立春) 한파’가 닷새째 이어지면서 피해 또한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특히 비닐하우스 붕괴를 비롯해 밭작물 냉해 등 1차 산업에 피해가 집중돼 농가의 시름도 점차 깊어지는 중이다.

이번 한파(寒波)는 역대급이라 할 정도로 무척 매서웠다. 최근 5일 동안 한라산 어리목에는 무려 99.5㎝의 눈이 쌓였다. 또 제주시 아라동 52.1㎝, 애월읍 유수암 25.7㎝, 서귀포시 성산읍도 22.5㎝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제주 전역이 눈폭탄 세례를 받은 것이다. 이에 따라 한라산국립공원 입산이 금지됐는가 하면, 5.16도로와 1100도로 등이 통제되면서 도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폭설(暴雪)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도 급속히 늘었다. 화재로 1명이 부상당했고 구조(21건 81명)와 구급(67건 80명) 활동도 잇따랐다. 특히 농작물 등 1차 산업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16동(4280㎡)과 의귀리 17동(4470㎡), 한남리 12동(3305㎡) 등 비닐하우스 45개동이 폭설로 전파됐다. 아직도 고립지역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감귤류와 월동무, 콜라비와 브로콜리, 깻잎 등의 피해도 속출했다. 월동무의 경우 피해 면적만도 1394.2ha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면적 4874ha 가운데 30%만 출하됐고, 나머지 면적 중 40% 가량이 언 피해(冷害)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규모가 수십억원에 달할 것이란 게 농가들의 주장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음식점 등 배달 중심 업체들의 피해도 막대했다. 문을 닫고 장사를 하지 않는 가게가 속출했으며, 하루 벌어 먹고사는 서민들의 피해 또한 눈덩이처럼 큰 상태다.

이와 관련 (사)한국농업경영인제주도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한파 피해 농가들의 실정을 헤아린 현실적인 피해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제주도 등이 역대급 폭설로 인한 피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이에 걸맞는 종합대책을 마련해 도민들을 위무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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