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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감동의 ‘제주외국인근로자상담센터’ 개소
데스크 승인 2018년 02월 13일 (화) 유영신 (주)누리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  
   
 

유영신

(주)누리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18년 전 선한 뜻 모여 ‘태동’
그간 싹 틔우고 큰 그늘 성목 성장
하지만 사무실은 지하실 전전

우리은행 3층 무상 제공 의사
제주도정 최신 집기 등 감동 지원
제주-외국인 고국 ‘가교’ 역할 기대

 

18년 전 선한 뜻을 가진 청년들과 의사들 몇명이 ‘예나 지금이나 극한 직업군에 속하는’ 뱃일과 양돈장 노동자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친구가 돼주자는데 뜻을 같이했다. 남의 나라에서 겪어야 하는 외로움쯤은 고국에 두고 온 가족들의 생계에 대한 책임감 앞에 사치스러운 감정에 불과하다며 스스로를 달래가며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6·25 전쟁 후 해외로 파견 나갔던 우리 선배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리하자고 다짐한 것이다.

그 다짐은 어느 건물의 어둡고 습한 지하실에서 ‘제주외국인근로자센터’라는 이름을 달고 제주 땅에 뿌리를 내리게 됐다. 그리고 이 센터가 기반이 되어 그들의 선한 뜻은 싹을 틔우고 순을 키우며 18년을 보냈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점점 모여 ‘사랑’와 ‘봉사’라는 양분으로 키운 이 단체는 어느새 성목이 되었다.

이 나무는 이제는 외국인 근로자뿐만 아니라 결혼·직장, 혹은 개인적 호감에 의해 제주로 이주해온 외국인 이주민과 그들이 이룬 다문화가정의 식구들 모두를 품는 큰 그늘을 드리우고 도내 거주 외국인 이주민 전체를 품는 ‘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로 거듭났다.

이달 초 입춘굿 행사가 관덕정 광장에서 시끌벅적하게 거행됐다. 맹위를 떨친 추위 때문에 예년에 비해 썰렁한 입춘맞이였지만 근처 중앙로터리 우리은행 건물 3층에선 이 추위를 녹일만한 따뜻한 온기와 감동의 순간이 펼쳐졌다.

제주시 중앙로터리 지하상가 입구의 우리은행 부지는 신제주에 아파트촌이 형성되기 전까지만 해도 제주에서 가장 비싼 땅이었다. 지난해 가을 그 건물주인 우리은행이 제주 땅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3층을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뜻밖의 제안을 했다.

이 사실은 우연찮게 전해들은 제주도정에서도 선한 뜻(Good will)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그리하여 우리은행·제주도·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 3개 기관은 그곳을 ‘제주외국인근로자상담센터’로 운영하자는데 의기투합했고, 마침내 지난 3일 개소했다.

센터를 운영할 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 역시 18년 만에 ‘드디어’ 번듯한 사무실을 갖게 됐다. 외국인 막노동자부터 결혼 이주여성·다문화가족을 포함한 제주 땅의 모든 외국인 이주민들에게 타향살이의 희로애락을 함께할 친구를 넘어 그들의 친정·친가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개소식에 참석한 관계자와 봉사자들은 물론 외국인 근로자들·이주민들은 교통도 편리하고 찾아오기 쉬운 제주시내 요지에 마련된 깨끗하고 아름다운 실내 환경, 최신 집기들을 갖춘 이곳에서 힘들었던 순간들을 모두 보상받고도 남을 만큼 큰 감사와 감격으로 함께 뜨거운 감동의 눈물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지하실로부터 시작하여 여기 저기 열악한 환경의 사무실을 떠돌 수밖에 없었던 봉사자들과 센터 실무자들과 이주 가족들의 환한 웃음으로 그곳엔 이미 따뜻한 봄기운이 넘쳐나고 있었다.

이 일이 감동일 수밖에 없는 것은 누구보다도 셈이 정확한 은행과 대개는 생색내기에 치중하기도 했던 행정 관청이 우리 사회의 가장 약하고 힘없는 이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세심하게 배려하고 지원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은행과 제주특별자치도의 ‘통 큰 선의’는 공직자들의 복지부동과 물질 우선주의, 극도의 이기적이고 개인주의로 인한 무관심으로 물들어가는 우리 제주 사회에서 ‘수눌음 정신’을 제대로 보여주고 이어가는 모습이어서 더욱 값진 가치로 다가왔다.

감동을 주는 행정, 감동의 고객 서비스라는 말의 참 의미가 어느 때보다도 빛났으며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이러한 뜻을 소수의 사람들만 알기엔 아깝다는 생각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과거에 ‘스마일운동’을 벌인 것처럼 새해엔 ‘선한 뜻 이어가기’와 같은 운동으로 널리 전파되길 바라는 희망을 갖고 이 지면을 빌어 ‘감격’을 공유해본다. 그날 개소식에 참석했던 재제주 일본총영사와 중국영사도 이런 사례를 보지 못했다며 감동을 받은 모습이었다.

앞으로 이 센터가 억울한 사정을 풀어주고 애달픔을 해소하는 곳이기보다는, 이주민들의 정착과 성장을 지원하고 제주와 외국인들의 고국과 고향을 이어주는 아름다운 가교의 역할에 더 비중이 더해지길 기대해본다.

[제주매일 유영신 (주)누리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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