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표준지 공시지가가 10년 만에 최대 폭인 6.02% 올랐다. 그 중에서도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이 바로 제주도다. 제주지역 표준지(5777필지) 공시지가는 전년 대비 평균 16.45% 상승했다. 이는 전년(18.66%)에 비해 다소 낮은 상승률이지만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개별 토지 공시지가를 산정하는 기준으로, 향후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금 산정자료로 활용된다. 때문에 공시지가가 올랐다고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있는 사람이야 그럭저럭 버티더라도, 집 한 채만 달랑 갖고 있는 이들에겐 ‘세금 폭탄’이나 마찬가지다.

더욱이 올 하반기에는 보유세 개편을 통한 증세까지 이미 예고된 상태다. 건물 보유자들의 세 부담이 대폭 커지면 필경 그 여파는 상가 등의 세입자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올해 들어서도 제주시 연동 바오젠 거리를 중심으로 상가 등의 임대료가 큰 폭으로 뛰었다. 많게는 무려 3배 가까이 오른 곳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현실을 외면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허덕이는 판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임대료마저 올랐으니 영세 상인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이런 사정을 당국이 과연 파악이라도 하고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의 ‘사드 보복’ 영향으로 침체된 지역경기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행정은 상인들이 겪는 어려움은 도외시한 채 세금 거둬 들이기에만 급급하고 있다. 공시지가 상승이 반갑기는커녕 ‘어두운 그림자’로 드리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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