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회식 입장권 A석 150만원
제일 싼 표도 44만원 ‘너무 비싸’
국내 카드로는 결제도 되지 않아

일반 국민들은 같이 즐기기 힘들어
국민 세금으로 진행되는 행사
그래서 마냥 즐겁지만은 않아

 

 

150만원·80만원·60만원·22만원. 지금 한창 열리고 있는 평창동계 올림픽 개회식 입장권 A석부터 D석까지 가격이다. 물론 1장당 가격이다. 혼자 갈 수는 없으니까 둘이 같이 가서 A석에 앉으려면 3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300만원이면 대다수 일반인들의 세전 월급 액수다. 제일 싼 표도 1장에 44만원이다. 왜 이렇게 비싸야 하는 지 언뜻 ‘동의’가 되지 않는다.

나이도 많아 앞으로 살아서 동계올림픽을 볼 기회가 없기에 이번 동계올림픽엔 꼭 가고 싶었다. 개회식 가고 싶었는데 엄두가 나지 않아서 ‘올림픽 정신처럼’ 참가에 의의를 두자고 구입 가능한 표 가운데 가장 싼 걸 골라 샀는데 두 사람 티켓 가격이 140만원이나 됐다. 이 금액은 우리 아들 세금 제하고 난 한달 급여다.

더욱이 문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카드로는 결제가 되지 않아서 현금을 보내 겨우 입장권을 구입했다. 평창올림픽 티켓은 외국계 비자카드로만 살 수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 하는 한국이 개최하는 올림픽을 외국 카드가 없으면 살 수가 없다는 현실, 정말 울어야 될지 웃어야 될지 모를 지경이다.

우리 정부가 그렇게 외국 카드회사와 계약했다고 한다. 외국 카드가 없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올림픽 입장권 결제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을 생각이나 했는지 정말 모르겠다.

우리 국민 가운데 외국 비자카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지 알 수는 없다. 물론 나는 없다. 제주도민 가운데서도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다. 주변에서 쓰는 신용카드를 보면 국내 신용카드사나 금융기관 것들이 적지 않다. 대한민국에서 하는 대한민국 올림픽 경기 티켓을 외국카드로만 살 수 있게 계약한 우리 정부는 과연 어느 나라 정부인지 물어 보고 싶다.

그리고 올림픽을 하게 되면 돈이 많이 든다. 인구 4000명이 사는 마을에서 올림픽을 하려니 많은 경기장과 부대시설 건축비와 토목 공사비, 그리고 운영비를 감당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국민의 세금으로 올림픽 경기장을 짓고 운영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일반 국민들이 가서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티켓 가격이 ‘너무’ 비싸고 외국계 카드로만 구입할 수 있게 기획해 놓으니 ‘세금으로 행사 비용을 댄’ 일반 국민들은 울화통이 치밀 수밖에 없다.

올림픽 티켓이 80% 팔렸다고 해서 매우 놀랐다. 알고 보니 일반 회사들이 사줬다고 한다. 워낙 비싸 일반 국민들은 엄두가 나지 않아 티켓이 팔리지 않으니 정부가 회사들에 구매하게끔 한 것 일 것이다. 회사는 표를 사면 비용 처리를 해 주니까 구매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은 공짜로 갈 수도 있으므로 티켓 가격에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최소한 국민의 대표라면 ‘국민들이 갈 수 있는 가격으로 정했는지 확인하고 대다수 국민들이 사용하는 카드로 할부로라도 구입할 수 있는 지’도 감독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일반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하는 행사에 국민들이 부담 없이 갈 수 없는 올림픽을 통해 얻는 국가적 이득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차라리 이런 올림픽은 하지 말자.

일반 국민들은 위한 올림픽이 돼야 한다. 특정인들 끼리 놀고 즐기는 올림픽은 우리 국민들은 필요가 없다. 더구나 특정인들 끼리 놀고 즐기는 행사를 왜 일반 국민들이 세금으로 부담해야 한단 말인가. 이번 동계올림픽에 사용된 나의 세금을 돌려받고 싶다. 내가 즐길 수 없는 행사에 세금은 낼 이유가 없다.

더구나 수천 명 인구만 사는 마을에 만들어 놓은 시설물을 대다수 국민들은 사용해 본적도 없는데 계속 세금을 내며 관리해야 한다. 동계올림픽이 끝나면 강원도 지방정부는 파산 할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파산하지 않게 하려면 우리 제주도민을 포함한 국민들의 세금으로 지원해 줘야 한다. 내가 즐길 수 도 없는 행사에, 연고도 없는 강원도의 파산을 막기 위해 세금을 내야한다니 정말 화가 난다.

이런 행사는 일반 국민들도 ‘부담 없이’ 갈 수 있게 기획돼야 한다. 그렇지 못한 이번 동계 올림픽이 그래서 나는 즐겁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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