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이 군자(君子)라고 했다. 그러나 이건 아닌가 싶다. 6·13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강경식 제주도의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강경식 의원(무소속, 이도2동 갑)이 13일 “오랜 성찰과 고뇌 끝에 도의원선거 출마를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8년간 도의원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일련의 과정은 제게는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며 “유권자들이 저에게 맡겨준 도의원 직책은 제주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고, 사회적 약자와 서민을 대변하라는 도민과 지역사회의 준엄한 명령이었다”고 회고했다.

이른바 학생운동권 출신인 강 의원은 도의회에 몇 안 되는 진보성향으로 분류된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며, 2014년에는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통합진보당 해산 과정에서 당적을 갖지 않고 그동안 무소속으로 의정활동을 펼쳐왔다.

정연한 논리와 핵심을 꿰뚫는 직관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큰 소리 한번 내지 않고도 사안의 본질에 접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능력이 그 누구보다 뛰어났다. 그러기에 의정활동 평가에서 늘 ‘TOP 5’에 뽑혔다. 알곡보다 ‘쭉정이’가 판치는 제주도의회에서 단연 돋보인 이유이기도 했다. 때문에 그의 불출마 선언이 무척이나 안타깝고 아쉽기만 하다.

강경식 의원은 “지난 8년과는 다른 길 앞에 서 있다. 이제 민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의 삶에 충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간의 노고에 심심한 경의와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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