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민유라와 알렉산더 겜린이 '아리랑'에 맞춰 연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피겨스케이팅에 처음으로 ‘아리랑’이 울려 퍼지고 ‘한복 의상’이 등장한 대회로도 기억될 전망이다.

피겨 아이스댄스 대표인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조는 2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 한복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민유라는 분홍 치마와 살구색 저고리를 입었고, 겜린은 파란색 계열의 저고리 형태 상의를 입고 은반에 올랐다.

이들은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리겠다는 포부로 선택한 배경음악 ‘아리랑’에 맞춰 한복 차림으로 연기를 펼쳤다.

대한빙상경기연맹 등에 따르면 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아리랑이 울려 퍼지고 한복 의상이 등장한 것은 민유라-겜린이 처음이다.

국내 대회에서는 선수들이 가끔 한복 의상을 입고 연기하는 일이 있었지만, 올림픽에서는 한복 차림으로 연기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국제대회 사례 중에는 2009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김현정이 한복의 느낌을 가미한 의상을 입고 연기한 적이 있다.

몸에 달라붙지 않는 형태인 한복은 피겨스케이팅에 적합한 의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민유라와 겜린도 피겨용 드레스처럼 몸에 달라붙는 형태로 변형한 한복을 착용했다. 민유라가 입은 의상의 경우 소재도 피겨 경기복에 가깝다.

민유라는 “어릴 때에 한복을 입어본 적이 있다”며 “느슨하고 치마가 커서 스케이트 타기에 좋지 않지만, 디자이너와 상의해 전통 한복과 피겨용 의상을 합쳐 불편하지 않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겜린은 “한복을 입고 연기하는 것은 태극기를 달고 스케이트를 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며 한복 의상에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피겨스케이팅 경기에서 ‘아리랑’이 울려 퍼진 것도 처음이다.

민유라-겜린이 처음 아리랑을 선택했을 때 주변에서 “외국인들은 모르는 곡이라 위험한 선택이다”, “그 때문에 기술점수가 떨어지면 올림픽 출전권도 따기 어렵다”고 만류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지나치게 한국적인 이 곡으로 피겨 연기를 펼치기는 쉽지 않다고 여겨져 왔다.

그러나 민유라-겜린은 올 시즌 내내 ‘아리랑’을 밀어붙여 출전권을 따내고 올림픽 무대에서 연기를 선보이는 감동을 안겼다.

▲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피겨여왕 김연아가 30일 러시아 모스크바 메가스포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오마주 투 코리아를 열연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림픽 외의 국제대회를 보면 '피겨여왕' 김연아가 지난 2010-2011시즌 아리랑을 재해석한 '오마주 투 코리아'로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당시 김연아는 수묵 산수화를 연상케 하는 보석 장식이 달린 의상을 입고 연기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