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직원 등 송기마스크 착용않아 ‘인재’ 비난도
작업자 구조 중 ‘실신’ 병원 후송 불구 24일 숨져

지난 22일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의 위치한 남원하수중계펌프장에서 발생한 질식사고와 관련해 제주특별자치도가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사고수습에 만전을 기하기로 한 가운데 안전 매뉴얼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인재(人災)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3시29분경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하수중계펌프장에서 배관교체 작업을 하던 업체직원 3명과 공무원 2명이 유해가스를 흡입해 질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업체직원 김모(34)씨가 밸브실에서 압송관 해체작업을 하던 중 유해가스를 흡입 질식되자, 감독공무원인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하수도부 소속 부경욱 주무관(46)과 허진혁 주무관(28)이 업체직원을 구조하기 위해 진입해 구조하는 과정에서 질식됐다.

이후 업체직원 2명이 진입해 부 주무관을 제외한 3명을 구조했고, 부 주무관은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던 중 지난 24일 오후 3시13경 숨을 거뒀다.

지난 2016년 서귀포시 표선면 하수처리펌프장 질식사고 이후 매뉴얼이 강화돼 작업 현장에 감독 공무원이 있기는 했지만, 업체직원과 공무원들이 송기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밸브실로 들어가 작업을 하는 등 전반적으로 관리 소홀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강창석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은 “통상적으로 밸브실의 경우 유해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밸브를 교체하는 순간 가스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제주도는 재발방지를 위해 행정부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설계도서에 따른 공사 및 안전 관리 준수 여부 등 사고 규명과 밀폐공간 등 현장공사 시공의 종합 안전대책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제주도는 24일 오후 긴급도정위원회를 열고 사고 현장에서 구조에 나섰다 숨진 부경욱 주문관의 영결식을 제주특별자치도청장으로 엄수하기로 결정했다. 영결식은 오는 28일 오전 9시 도청 본관 앞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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