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풍향 가를 중차대한 분수령
文 정부 ‘중간평가’ 성격도
변수 많아 예측불허 승부 예상

민주, 제주도지사 탈환 절치부심
당내 경선 벌써 ‘戰雲’ 감돌아
원희룡 지사 행보 초미 관심사로

 

‘6·13 지방선거’가 이제 100일 안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에선 광역 및 기초단체장과 교육감까지 ‘풀뿌리 지방권력’을 일괄 새로 뽑게 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전국단위 선거란 점에서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도 지닌다. 신(新) 4당 체제의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에서 승기를 거머쥐는 쪽은 향후 정국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때문에 여와 야 모두 물러 설 수 없는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대통령 선거에서 패해 반전(反轉)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 야권으로선 ‘배수의 진’을 칠 수밖에 없다.

현재 여야는 선거 승패의 바로미터가 될 시장과 도지사 등 광역단체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인기 및 당 지지도를 등에 업고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3석을 포함 ‘9석+α’ 이상을 넘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으로 보수 표심이 상당수 등 돌린 가운데 선거에 나선 자유한국당은 전통적 지지기반인 영남을 중심으로 ‘6석+α’를 1차 목표로 세웠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한 바른미래당은 수도권 1~2곳 등 3~5석을, 민주평화당은 텃밭인 호남에서 최소 1석 이상의 시도지사를 배출하는 게 목표다.

전문가들은 6·13 지방선거 판도를 흔들 변수(變數)로 남북관계를 비롯 일자리로 대변되는 경제성적, 선거연대 등을 꼽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은 60%대와 40%대로 여전히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핵문제와 미국 트럼프발(發) 무역전쟁 격화 등 외교안보와 경제정책이 ‘분수령’을 맞고 있어 앞으로 표심이 출렁거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이슈들은 ‘양날의 칼’이다. 대북특사 파견으로 급물살을 탄 남북문제만 하더라도 양쪽이 합의를 이뤄 북미대화까지 이어지면 민주당에는 호재가 될 것이 분명하다. 반대로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부메랑이 되어 보수(保守) 결집을 촉발시키는 등 악재가 될 것임은 불문가지다.

최저임금 인상과 재건축 규제 등 각종 경제정책의 성과 여부도 지방선거의 큰 변수다. 선거연대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만에 하나 박원순 현 시장이 독주하고 있는 서울시장 선거에 안철수 전 대표가 야권의 단일후보로 나선다면 선거 양상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그 파장은 전국으로 영향을 미치며 ‘메가톤급 폭탄’이 될 것이 뻔하다.

이번 선거결과에 따라 여야 지도부 모두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後暴風)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그 어느 때보다 유리한 고지에서 선거를 치르는 민주당이 압승을 못해 개혁동력 확보 실패 시, 문재인 정부 집권 2년차의 구상이 흐트러지며 국정 자체가 표류할 수도 있다.

자유한국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보수층 결집 실패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다면 그동안 누적된 당내 불만 폭발로 홍준표 지도체제가 붕괴될 소지가 커 보인다. 바른미래당 또한 이번 선거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당 자체가 근본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 민주평화당도 1석의 광역단체장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독자생존에 실패한다면 지방선거 이후 또 다른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제주지역의 6·13 지방선거 상황은 어떤가. 제주 역시 최대 관전(觀戰) 포인트는 도지사 선거다. 지난 2002년 우근민 지사 배출을 끝으로 잇달아 쓴잔을 들이킨 민주당은 “이번엔 꼭 설욕하겠다”며 절치부심(切齒腐心)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회의원 3선 관록의 김우남 전 최고위원을 비롯 문대림 전 청와대 비서관과 박희수 전 제주도의회 의장, 강기탁 변호사 등이 대거 출격했다.

관건은 누가 치열한 경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하느냐다.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은 박희수 예비후보가 ‘유리의 성 의혹’ 해명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벌써부터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경선 결과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이와 함께 자유한국당에선 김방훈 도당위원장과 김용철 공인회계사가, 또 고은영 전 제주녹색당 창당준비위 공동위원장도 출마채비를 갖췄다. 그러나 아직 원희룡 지사가 당적 등 향후 거취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아 이를 둘러싼 신경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금 시중에선 ‘영광이여, 다시 한번!’이나 ‘미워도 다시 한번!’이란 말들이 회자된다. 제주도지사를 필두로 6·13 지방선거의 본격적인 막(幕)이 오르며, 선거 분위기도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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