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충격적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충남도지사 예비후보의 말이다. 그는 올해 2월 청와대 대변인을 그만두고 ‘안희정의 친구’임을 전면에 내세워 6·13 지방선거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6일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하고 장고에 들어갔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정치권 등 한국사회를 강타했다. 평소 참신하고 정의로운 이미지를 지녔기에 그 충격은 더 컸다. 그가 속한 민주당은 피해자와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으나 현재 ‘패닉’ 상태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좌파 진영의 ‘총체적 이중성’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내로남불의 극치”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이에 앞서 안 지사의 정무비서인 김지은 씨는 5일 저녁 모 방송에 출연, “작년 6월 말부터 4차례에 걸친 성폭행을 당하고 수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2월 25일 지사가 저를 밤에 불러서 ‘미투를 보며 너에게 상처가 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괜찮느냐’라고 물었던 날에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안 지사 측은 “부적절한 성관계는 인정하지만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청와대에 안 지사를 처벌해달라는 청원 글이 쏟아지는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확산되자 입장을 바꿨다.

안희정 지사는 6일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 씨에 정말 죄송하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라 밝히고 “오늘 부로 도지사 직을 내려놓겠다. 일체의 정치활동도 중단하겠다”며 꼬리를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성폭행 폭로가 나온 5일 오전 안 지사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내용이 알려지며 그의 ‘이중적 행태’에 대한 분노가 들끓고 있다. 이날 안 지사는 “우리는 그동안 힘의 크기에 따라 계급을 결정짓는 남성 중심의 권력 질서 속에서 살아왔다”며 “미투 운동을 통해 인권 실현이라는 민주주의 마지막 과제에 모두가 동참해 달라”고 강조했었다.

안 전 지사의 ‘성폭행 파문’은 정치권 등 사회전반에 대한 불신은 물론 6·13 지방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핵폭탄급 초대형 악재에 더불어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우위에 섰던 ‘도덕성’마저 무너졌다며 할 말을 잊은 상태다.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의 파장이 과연 어디까지 번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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