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한국사회 전반을 강타하는 가운데 제주대학교가 소속 교수들의 잇따른 ‘성추행 의혹’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송석언 총장이 취임식(9일)에 앞서 대학 구성원 및 도민들에게 먼저 고개를 숙인 것이다.

송 총장은 6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학내 교수들이 ‘제자 성추행 의혹’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는 등 문제가 불거진데 대해 직접 사과했다. 그리고 해당 교수들은 지난 2월27일과 3월5일 총장 직권으로 수업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 취임을 앞둔 신임 총장이 직권으로 동료 교수들을 수업에서 전격 배제한 것은 실로 ‘과감한 결단’이 아닐 수 없다.

송석언 총장은 학내 인권센터가 학생들로부터 성추행 피해사실을 접수받은 뒤 후속 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인권센터 조직개편과 상담인력 확충을 포함한 전면적인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향후 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해 이번 사건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인권문제 발생 시 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재검토하는 한편 교직원들의 성교육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송 총장은 “이번 사건을 교수·학생 간 거절할 수 없는 관계로 벌어진 엄중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교수와 학생 및 직원,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가칭 ‘제도개선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재발 방지에 주력하겠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신임 총장이 공식 취임에 앞서 사과에 나선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다. 하지만 이는 총장의 역할이 그만큼 막중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송석언 총장이 이를 계기로 삼아 제주대학교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위해 일로매진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