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충홍 제주도의회 의장(자유한국당, 연동 갑)이 12일 ‘6·13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동안 불거졌던 논란에 스스로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고 의장의 경우 신관홍 전 의장의 별세로 보궐선거를 통해 의장이 된 터라, 이번 선거 출마를 둘러싸고 각종 억측이 나돌았었다.

고 의장은 이날 출입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더 할 수도 있고,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지만, 정치 후배들이 만들어 갈 미래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명예로운 용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남은 3개월여의 임기를 홀가분한 마음으로 의원으로 또 의장으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제주에 원로가 없다는 지적이 많은데 비정치적인 활동을 하면서 지역의 원로로 인정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도의회 의장 임기가 끝나면 정치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한 만큼, 앞으로 당적은 갖지 않겠다고도 덧붙였다. 고 의장은 제8대 도의회 입성 이후 내리 3선을 기록했다.

고충홍 의장 외에도 10대 전반기 의장을 지낸 구성지 의원(자유한국당, 안덕면)이 불출마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또 현역 의원 1~2명도 불출마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박규헌 부의장과 강경식 의원 등 4명이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무려 10명에 가까운 현역 의원이 6·13 선거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향후 구성될 제11대 제주도의회는 대폭적인 ‘물갈이 및 세대 교체’가 예상된다. 13일 현재 제주도의원에 출마한 예비후보는 42명(지역구 39명, 교육의원 3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역구 의원 2명 증원’을 골자로 한 선거구 획정안이 최종 확정되면, 현역 의원을 포함 일시에 예비후보 등록에 나서면서 치열한 경쟁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주도의원 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과연 몇 명의 현역 의원들이 수성에 성공할 것인지, 새로운 정치신인들이 얼마나 도의회에 입성할지 여부다. 또 어느 당이 다수당으로 등극하느냐에 따라 도의회 판도 역시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6·13 지방선거는 15일 D-90일을 맞는다. 이제 석 달 앞으로 바짝 다가온 것이다.

전·현직 의장을 비롯한 현역 의원들의 대거 불출마가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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