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학생복지팀·적십자 제주지사
공부방 만들기 프로젝트 올해 첫 추진

▲ 13일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의 한 학생 집에서 제주도교육청 체육복지과 학생복지팀과 대한적십자사 제주지사 관계자들이 공부방 꾸미기 사업 추진을 위해 논의하고 있다. 문정임 기자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어떤 도움이 가장 절실할까. 이 문제를 고민하던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공부방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집은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제주도교육청 학생복지팀(팀장 강동선)과 대한적십자사 제주도지사(지사회장 오홍식)가 취약계층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공부방 만들기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보며 늘 마음 아파했던 교육청 복지팀이 제주적십자사에 도움을 요청하고, 제주적십자사가 이에 적극 공감하며 시작됐다. 제주적십자사는 ‘취약계층 아동 지원, 희망 업 공부방 만들기’라는 사업 명으로 본사 레드크로스 갈라(GALA) 사업에 응모해 선정됐다. 지난해 학생 선발과정을 거쳐 이달 드디어, 방 꾸미기 작업이 본격화된다.

예산은 총 5000만원. 학교 추천과 서류 심사, 가정 방문, 인터뷰 등을 통해 도내 각지의 꿈나무 11명이 최종 선정됐다.

강동선 학생복지팀 사무관은 “아이들은 커갈수록 자신만의 공간을 필요로 하는데 막상 방은커녕 책상이 없는 아이들도 많다”며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마음 둘 곳 정도는 마련해줘야 아이들이 꿈을 잃지 않을 것 같아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도움을 주는데 어려움이 적지 않다.

13일, 이번 공부방 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한림 금악리의 한 가정에서 만난 제주적십자사 강태훈 구호복지팀장은 “방이 좁아 책상을 놓아줄 공간이 없거나 심지어 자신의 방조차 없는 아이들이 있다”며 “이런 아이들에게는 우리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 지 더 깊이 고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사업에서는 방이 좁고 집 상황이 열악한 한 초등학생이 대상자로 선정되고도 도움을 받지 못 하게 됐다.

강 팀장은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 대부분이 남의 집에 거주하고 있어 도배를 하고 장판을 깔아 놓으면 주인이 이사를 가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며 “때문에 최근에는 단순 주거환경 개선보다 이사 갈 때 들고 갈 수 있는 물품을 구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날 교육청과 적십자사 팀원들이 방문한 금악리 가정은 세 아이들이 모두 한 방을 쓰고 있어 공간문제로 고민이 컸다. 결국 세 아이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큰 책상과 책장을 구매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도교육청과 제주적십자사가 처음 추진하는 이번 공부방 만들기 사업을 통해 고산, 신창, 중문, 남광 등 도내 곳곳에서 11명의 아이들이 ‘내 방’을 갖게 된다. 선정된 아이들에게는 공부방 개선 이외에도 지역봉사회 결연 등을 통해 밑반찬, 대학생 멘토, 지역자원 긴급 지원 연계 등 지속적인 돌봄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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