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취약계층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공부방 만들기’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제주도교육청 학생복지팀과 대한적십자사 제주도지사의 합작품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목도한 도교육청 복지팀이 제주적십자사에 도움을 요청해 이뤄졌다. 예산은 총 5000만원. 그것도 제주적십자사가 본사 레드크로스 갈라(GALA) 사업에 응모해 어렵사리 마련한 돈이다. 그리고 학교 추천과 서류심사 등을 통해 도내 각지의 꿈나무 11명을 최종 선정했다.

하지만 현장의 사정은 예상보다 더 열악했다. 방이 너무 좁아 책상을 들여놓을 공간이 없거나 자신의 방조차 없는 아이들. 심지어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 상당수가 남의 집에 살고 있었다. 지금의 예산으론 엄두도 못 낼 현실에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관계자들이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이유다.

올해 제주특별자치도 예산은 사상 처음 5조원(5조297억원)을 돌파했다. 제주도교육청 예산 또한 1조933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책상이나 방 하나 없고, 남의 집을 전전하는 아이들이 수두룩한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나 교육청이 걸핏하면 ‘복지 향상’을 운운하고 있으니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다.

아이들은 우리의 희망이요 미래다. 그런데 공부할 책상과 방 하나조차 없는 아이들이 과연 내일의 꿈을 키울 수가 있을까. 제주도와 도교육청에 묻고 싶다. 이 같이 암울한 환경에 놓인 취약계층 아이들을 위해 얼마만큼의 예산을 배정하고 있는가.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각 후보들에게도 당부한다. 지금 시급하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공약이 아니라, 우리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함께 나아가는 따뜻한 손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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