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봉 향토연구사 수년간 발품팔며 조사
“보존상태 양호…역사진실 보는 계기 되길”

▲ 한상봉 제주향토사연구가

제주4·3 70주년을 앞두고 제주의 아픔을 바로알기 위해 수년간 발품을 팔았던 한 연구가의 노력으로 당시 경찰토벌대가 주둔했던 터가 세상에 드러났다.

제주문화유산답사회 문화유산해설사로도 일하며 제주역사를 널리 알리고 있는 한상봉 제주향토연구사는 제주의 한 신행단체 회원들과 함께 제주4·3 사건당시 경찰 토벌대가 주둔했던 서귀포시 색달동과 도순동의 경찰 주둔소를 공개했다.

처음 공개된 색달동 모라이오름 내 서쪽에 있는 주둔소는 삼각형 모양으로 서쪽과 동남쪽을 연결하는 담이 남아있다. 약 320여평의 면적에 2개의 망루를 설치하고 인근 목장의 돌담을 이용해 경계를 만들었다.

 

▲ 모라이오름 서쪽 경찰주둔지 훼손성담.

한 연구사는 “이곳은 빗물을 가둬 식수로 활용하는 형태로 1949년 3월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 된다”며 “이 곳의 주둔소를 쌓은 것은 경찰이나 군인이 아니고 그 당시 피해를 받으며 힘들게 살아가던 주민들이 쌓은 것으로 주민들의 피와 땀이 섞인 곳이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주둔소인 도순동 법정악 인근의 주둔소에는 경계돌담과 생활관으로 보이는 2개의 집터와 주둔소를 따라 돌 수 있는 회곽도가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있다.

▲ 법정이 주둔지 회곽성담 사진.

4·3이후 경찰주둔소는 대부분이 철거 됐지만 이곳의 주둔소는 비교적 잘 보존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은 약 400여평 내외의 규모로 주둔소 집터는 경찰이 보초를 서다가 휴식을 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연구사는 “이렇게 잘 보존돼 있는 곳은 드물어 보존 할 가치가 있다"며 “한국현대사의 큰 아픔으로 기억되고 있는 제주4·3 사건이 이번 발굴을 시작으로 역사의 진실을 바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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