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근거 없이 채용된 10인의 노동자

보장 안된 노동권에 ‘시퍼런 멍만’

 

 

현 정부가 출범하고 얼마 되지 않아 고용복지를 통한 사회양극화 해소를 목표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전환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서 각 기관에서는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차적으로 고용노동부는 행정교육기관과 공공기관 등 852개소를 우선으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였으나, 추가 검토한 결과 출연출자기관과 공공기관 자회사까지 범위를 확대시켰다.

전환 대상 기준인 상시 지속적 업무로 연간 9개월 이상 근무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할 때 공공부문에서만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규모는 2만5백여명 정도로 추산하였다. 우리 제주에서만도 지난해 12월 기준 548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었고, 앞으로도 추가 전환이 예정되어 있다.

우리나라 국민 3명당 1명이 비정규직으로 규모와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시간당 임금도 정규직의 66.3% 수준이며, 특히 대기업 정규직에 비교했을 때는 37.4%에 불과하는 등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는 익히 잘 알고들 있을 것이다. 특히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노출된 비정규직의 양산은 사회양극화를 초래하고 사회통합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는 현실을 볼 때 필요한 정책은 자명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노동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위법과 불합리한 행위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서 근로자의 처우개선을 통한 복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엄벌, 경고의 측면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그리고 각 지자체에서 정규직 전환 등 비정규직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발 빠르게 진행되는 사이 제주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 바로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생물권보존지역, 람사르습지를 품은, 세계가 인정한 자연분야 타이틀을 죄다 석권한 한라산국립공원에서 수십년 간 자행되어 온 은밀한 거래에 따라 노동자를 눈물짓게 한 사건이다.

한라산국립공원후생복지회라는 이름으로 운영되어 왔던 단체가 <공무원 후생복지에 관한 조례>에 포함되지 않은 직원(?)들의 사적모임으로 결론나면서, 그 곳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직원들이 정규직 전환은 물론이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보상도 없이 자체운영 정관에 따라 총회 해산으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

여기서 말하는 한라산국립공원후생복지회는 공원 탐방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자연재해에 의해 불의의 사고를 당한 공원탐방객들을 지원하고. 한라산 홍보, 회원들의 후생복지 증진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 졌고, 그 수익사업으로 식당을 운영은 물론 윗세오름에서 한라산 등반의 상징 상품이라 할 수 있는 컵라면까지 팔았다.

여기서 나온 수익금으로 행정의 이름을 빌어 10명 가량의 근로자를 법적근거 없이 채용하고, 한라산국립공원이란 국공유지내에서 영업허가도 없는 불법판매, 근거 없는 공문수행, 도의 업무 대행 등 너무나 오랫동안 불법행위들이 자행되어져 왔다. 이에 대해 9대, 10대 의회에서도 불법운영, 세입조치 등 여러 가지 지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 없이 지금까지 사태를 키워왔던 것이다.

여러 가지 문제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후생복지회 차원에서 채용된 근로자들이 한라산국립공원이란 가피 속에 소속도 없이 최저 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근로 여건을 감내했지만, 결국은 총회의 해산 결정으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는 것이다. 후생복지회가 사적 조직이기 때문에 제주자치도가 고용 책임을 질 수 없다고 변명할 수 있겠으나, 한라산국립공원의 가피 내면에는 노동권에 대한 아무런 책임을 져주지 않는 시퍼런 멍을 누가 치료하고 보상해 줄 것인가.

오늘도 한라산국립공원후생복지회분회 해산 및 집단해고에 대한 시위가 제주도청 정문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수 십년간 판매되어 왔던 한라산 어리목에서의 등반 후 먹었던 컵라면은 추억이 되겠지만 이들의 고통은 현재 진행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해고된 노동자의 눈물은 누가 닦아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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