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초중고 학생들의 사교육(私敎育) 참여율이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무려 75~78%가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었다. 10명 중 7~8명이 1곳 이상의 학원에 다니는 셈이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이 가운데 10.1%가 ‘보육(保育)을 위한 사교육’이라는 점이다. 이는 맞벌이 등으로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어 퇴근 때까지 학원에 맡기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가 아무리 돈을 쏟아 붇고 기를 쓰며 출산(出産)을 장려해도 제대로 먹히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같은 결과는 교육부와 통계청이 매년 발표(올해는 3월 16일)하는 ‘초·중·고 사교육 실태조사’에서 드러났다. 제주지역 사교육 참여율은 지난 2014년 63.3%에서 2015년 64.2%, 2016년 64.6%, 2017년 65.9%로 해마다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초등생에 이어 중학교는 62~66%, 고등학교는 41~49%가 사교육에 참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초등학생 ‘방과후학교 돌봄교실’ 참여율이 5.7%로 전년(4.9%) 대비 0.8%p가 상승했다. 초등학생에 대한 보육수요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것이 교육부의 판단이다.

이날 교육부가 함께 발표한 성균관대학교 사교육혁신교육연구소의 조사에서도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사교육비 절감에 효과가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 분석에 의하면 방과후학교 참여에 따른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절감효과는 초등학생이 연간 59.9만원(월 5만원), 중학생 35.2만원, 일반고 재학생은 32.3만원으로 추산했다. 더욱이 같은 조사에선 초등 돌봄교실에 참여할 시 연간 92.6만원의 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의 경우 맞벌이 비율은 60.3%(통계청 2017년 자료)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때문에 보육으로 인한 사교육비 지출 역시 다른 지역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면 정부의 출산 장려 등 각종 정책이 무위(無爲)로 끝날 수밖에 없다. 교육청을 비롯한 관계당국이 예산의 우선순위를 새로 짜는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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