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품질·마케팅 성공 국내외 ‘인기’
감귤도 벤치마킹으로 ‘역전승’ 기원

 

 

 

늦봄이 제철이던 딸기는 하우스재배 기술에 힘입어 어느새 겨울과일이 되었다. 해마다 겨울철이 되면 워커힐·메리어트같은 대도시 특급호텔마다 딸기뷔페 마련에 부산하다. 싱싱한 생딸기는 물론이고 딸기를 주제로 한 온갖 디저트·음료·식사류를 갖춰놓고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를 유혹한다.

딸기를 이용한 케이크·파이·타르트·초콜릿·스무디 등 화려한 맛과 비주얼 덕분에 다소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연다. 인터넷에 ‘딸기뷔페’를 검색하면 블로그와 카페·인스타그램에 먹음직스런 딸기 사진들이 가득하고, 어디 딸기뷔페가 더 종류가 다양하고 맛이 뛰어난지 비교 경험담이 줄을 잇는다.

최근엔 유재석·박명수·하하 등 MBC 무한도전 멤버들이 딸기뷔페를 방문하는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또 스타벅스와 같은 유명 식음료 체인마다 딸기라떼·딸기요거트·딸기에이드와 같이 딸기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는 등 대한민국의 딸기 열풍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딸기농가의 소득은 날로 신장하고 있다. 2017년도 국내 딸기 생산액은 1조3000억원으로, 원예작물 가운데 감귤을 제치고 생산액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소비량이 많다. 또한 동남아를 중심으로 4400만 달러 이상 수출된 수출효자 상품이기도 하다.

태국과 인도네시아와 같은 동남아에서 딸기는 현지 과일보다 비싼 가격에도 밸런타인데이에 연인끼리 선물로 주고받는 과일이 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가 필리핀 등 동남아에 가면 망고를 맛보듯이 동남아 관광객들이 한국에 오면 딸기를 맛보는 게 필수 코스가 되고 있다. 딸기 수출농가들은 수출용 딸기 신품종 개발·자조금 및 수출통합마케팅 조직 개설·수출시장 다변화 등을 통해 향후 딸기수출 1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산 딸기가 이렇듯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기쁘나, 한편으론 딸기의 인기에 눌려 겨울과일 대표주자 자리를 내어준 ‘감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노지감귤 뿐만 아니라 제주에는 한라봉·천혜향·레드향·황금향 등 맛과 품질이 뛰어난 만감류 등 다양한 감귤류가 있다.

하지만 딸기뷔페는 있어도 어째서인지 감귤뷔페는 들어본 적이 없다. 한해 15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제주에, 제주의 특산물을 활용한 훌륭한 관광자원이 생긴다면 관광객들에게 분명 좋은 이야깃거리가 될 것이고, 감귤 소비신장에도 큰 도움이 될 텐데 말이다.

딸기 뿐만 아니라 다양해진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제주감귤의 입지가 좁아지고, 한미 FTA로 무역장벽이 낮아진 미국산 오렌지와의 경쟁도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역시 상황이 좋지는 않다. 2013년 3695t을 정점으로 2014년 2982t, 2015년 2633t, 2016년 2176t으로 도내 감귤수출은 지속적으로 하락곡선을 그리다 지난해에는 2000t 미만으로 줄어들어 딸기의 최근 승승장구와 비교가 되고 있다.

감귤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해외박람회 참가나 해외 판촉행사 개최도 중요하지만 버섯이나 파프리카와 같이 수출 생산자단체 등으로 연합된 수출 통합조직으로 수출 창구를 일원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제주도만의 차별화된 고품질 감귤로 승부하여 국제 경쟁력을 갖춰나가야 한다. 딸기가 지금의 인기를 얻게 된 것은 매향·설향 등 적극적인 품종개량과 재배기술의 발달로 당도 및 식감 향상 등 자체 경쟁력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국내외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할 일들이 많겠지만, 우선은 감귤류를 활용한 다채로운 입소문과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필요하다. 내년 겨울에는 다채롭고 맛과 영양이 뛰어난 제주의 ‘감귤뷔페’소식이 SNS에 줄을 잇고, 제주를 방문한 국내외 관광객에게 독특한 추억을 안겨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딸기마케팅’ 못지않은 ‘감귤마케팅’으로 감귤이 역전승을 일궈내며 다시 겨울과일의 대명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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