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등 ‘ADHD’ 대응 방식 문제
약물 치료 받으면 ‘좋아진 듯’
아이들은 생활 전처럼 신나지 않아

에디슨 유전자 가진 창의적 존재
정신장애 아니라 개성이 뛰어난 것
‘치료’ 버리고 ‘적응’ 도와줘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학생은 물론 교직원·학부모에 대한 정신건강 상담과 교육 등을 지원을 강화할 방침인데 여의치 않아 보인다. 2015년 전국 최초로 학생건강증진센터에 전문의 2명을 배치 운영한 결과, 효과가 좋게 나타나자 올해 정신과 전문의 3명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나 2차례 공고에 단 1명도 지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도교육청은 2015년부터 “제주가 운영한 정신과 전문의 중심의 학생 지원 모델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자랑을 늘어놓고 있다. 하지만 교육을 책임진 공공기관이 아이들의 미래와 영혼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는 전문가들 지적들도 없지 않다. 또한 월 1000만원 이상의 고액연봉 전문의가 3명씩이나 필요하냐는 실효성에 대한 논란도 빚어지고 있다.

수업에 집중치 않고 엉뚱한 질문을 하는 산만한 아이들은 의사로부터 ‘집중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로 진단받는다. 이런 아이들은 대체로 뛰어난 창의력의 소유자들이다.

에디슨을 닮은 이 아이들은 전문의와의 상담을 권유받고 약물을 포함한 여러 가지 치료를 받게 된다. 이런 치료를 통해 아이들은 야생마 같은 모습을 더 이상 보이지 않고 “학교에서 많이 좋아졌어요”라는 말을 듣게 된다. 선생님과 학부모도 안심이다.

하지만 아이는 예전처럼 학교생활이 신나지도 흥미롭지도 않다. 이것이 진정 아이를 위한 치료인가? 최근 ADHD의 위험성이 지나치게 과대평가되고 있으며 진단 처방도 남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ADHD에 사용되는 약들은 치료제가 아니라 증상만 완화시켜줄 뿐이라는 것이다. 톰 하트만은 저서 ‘산만한 아이들이 세상을 바꾼다’에서 “ADHD 아동들은 에디슨의 유전자를 가진 아이들”이라고도 표현한다.

ADHD 아동들은 열정적이고 창의성이 풍부하며 이런 특성으로 인해 발명가·탐험가·모험가가 된다는 것이다. 정신 장애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개성이 뛰어날 뿐이며, ‘치료’가 아닌 ‘적응’을 도와주면 된다”고 강조한다.

ADHD의 치료제라고 불리는 ‘콘서타’는 치료약이 아니다. 약의 효과가 지속되는 동안 행동특성 증상이 줄어들게 할 뿐이다. ‘ADHD는 병이 아니다’를 쓴 데이비드 B. 스테인은 “ADHD를 질병으로 보지 않고 아이의 행동 특성”이라고 설파한다.

그렇기에 약물로 치료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ADHD를 치료한다는 약물 부작용이 많기 때문에 지금 당장 ADHD 약을 끊고 아이에게 사랑과 관심을 표현하라고 주문한다. 저자는 질병이 아닌데도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알약 하나로 모든 것을 쉽게 해결하려는 발상이라고 지적한다.

약물 치료 대신 양육 태도의 변화를 꾀하는 ‘교사와 부모 역할 훈련’을 제안한다. 특히 저자는 이 책에서 “분명한 것은, 아이의 목구멍에 넣는 알약 한 알이 구원책이 될 수 없으며, ADHD는 뇌에 문제가 있어 생기는 질병이 아니다. 고통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뇌의 생화학적 장애가 있다고 단정 짓고 이런 아이들을 마치 결함 있는 상품처럼 분류하고 취급하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의료 폭력이다”고 경고한다.

어떻게 도교육청이 정신과 의사 채용을 발상하고 기획을 하였는지 어처구니가 없다. 사려 깊지 못한 의료과학이라는 명분으로 소중한 우리 아이들 창조적 충동을 억누르는 행위를 당장 멈추어야 한다고 본다. 교육 당국은 틀에 맞춰 아이들을 붕어빵처럼 찍어내려 기를 쓰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언제라도 진단과 투약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 진단과 투약은 아이를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스스로에게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낙인찍혀 평생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아이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아이들 성장에 모자란 요소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통찰하여 보충해주는 것이야말로 교육당국이 해야 할 일이다. 

공부와 시험, 그리고 일등, 좋은 대학 진학이라는 덫이 아이들을 망가뜨리고 있다. 교육의 본질은 아이들 내면에 있는 창의적, 영적인 요소를 찾아내어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산만한 아이들을 열정 넘치게, 신나게 뛰어놀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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