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13조8000억…지역총생산의 81% ‘전국 최고’
빚 증가율 21.5%로 실질 경제성장률 대비 3.1배 수준

지난해 제주지역 가계부채가 지역내총생산(GRDP)의 81.3%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가계부채가 경제성장률을 웃돌아 급증세가 지속되고 있어 리스크 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19일 발표한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주요 특징과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도내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13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1.5% 증가했다.

도내 가계대출 증가세는 2016년 11월(41.5%) 이후 점차 둔화되고 있지만 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 전국 가계대출 증가율은 7.3% 였다.

특히 제주지역 GR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은 81.3%로 전국 평균(59.6%)은 물론 수도권(71.2%)보다도 높았다. 2016년 도내 실질GRDP 증가율이 6.9%임을 감안하면 가계부채 증가율이 경제성장률보다 3.1배 이상 높아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계대출 급증으로 도내 가구당 가계대출 금액은 2010년 2295만원에서 5866만원으로 2.5배 이상 증가했다.

기업대출 역시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도내 기업대출 잔액은 10조4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7.7% 증가했다. 이는 전국 평균(8.6%)의 두 배 수준이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증가로 금융기관 예대율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도내 예금은행 예대율은 2015년 상반기에 100%를 상회했고, 지난해 말에는 139.1%를 기록했다. 지난 전국 예금은행 평균 예대율은 94.2%에 그쳤다. 지난해 도내 비은행금융기관 예대율(84.3%)도 전국 수준(77.5%)을 넘었다.

제주지역 가계대출 등 증가는 최근 부동산경기 활황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대출 규모가 단기간에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금리 인상 시 차주들의 상환 부담 가중으로 인해 소비 위축 등 지역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한은 제주본부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금융완화 축소기조가 진행되는 상황”이라며 “도내 여·수신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금융기관은 상시적인 리스크 점검을 통해 금융안정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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