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폭설 서귀포시도 피해 속출
하우스붕괴·농작물 동해 등
시민들 참여로 복구 어려움 극복

자원봉사자·농협·해병·해안경비단
자율방재단원들도 큰 역할
도·서귀포시 힘모은 모두에게 감사

 

 

겨울을 견뎌낸 봄꽃들이 앞 다투어 피어나고 있다. 모진 추위를 보내고 맞는 새 생명들이라서인지 그지없이 싱그럽고 대견하다.

새봄의 전령사들과 함께 우리 서귀포 시민들도 봄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특히 올해 초 폭설과 추위를 경험한 뒤이기에 지금의 봄이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지 않을까 한다.

지난 2월3일부터 8일까지 서귀포시를 비롯한 제주지역에는 유례없는 폭설이 이어졌다. 엿새에 걸쳐 쏟아진 눈으로 인해 크고 작은 피해가 이어졌다.

겹겹이 쌓인 눈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붕괴되는 감귤 하우스가 속출했다. 하우스 피해는 남원읍과 표선면 지역에 집중되어 88농가에서 무려 18㏊(6만평) 규모의 시설하우스가 무너지거나 망가졌다.

일반 농작물의 동해(凍害)는 더 광범위하여 서귀포시 5개 읍면은 물론 시내인 동지역에서도 발생했다. 965농가에서 1817㏊ 규모의 동해가 접수됐다. 월동 무를 비롯하여 노지 만감류·감귤·양배추·브로콜리 등의 작물에 많은 피해를 입혔다.

2016년 이어 2년 만에 또다시 불어 닥친 폭설과 한파로 인해 농가는 그야말로 망연자실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번에도 역경 속에서 더 단단해지는 서귀포시민들이 있었다.

무너진 하우스와 찢겨나간 감귤나무 앞에서 넋을 잃은 감귤 농가들의 손을 잡아주고 내 일처럼 함께 복구에 나서주었다. 채 그치지 않은 눈보라와 매서운 바람 속에서도 자원봉사자와 마을회, 농협과 관계단체들, 하우스 시공업체, 해병1사단과 9여단, 제주해안경비단의 장병들이 합심하여 힘을 모아 주었다.

서귀포시 지역 자율방재단의 헌신적인 제설 작업 봉사활동도 눈길을 끈다. 제주도와 서귀포시에서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제설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그 공백을 방재단원들이 메워주었다. 17개 읍면동의 방재단원 471명은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영하의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간선도로와 마을 안길 구석구석에 제설은 물론 모래와 염화칼슘을 살포해 시민들의 안전한 통행에 큰 역할을 해 주었다. 트랙터를 끌고 나와 폭설로 고립된 일가족을 구한 활동도 있었다.

이러한 모든 분들의 노력과 헌신에 힘입어 우리 서귀포시는 신속하게 일상을 회복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 지면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

서귀포시정도 피해 농가와 복구 참여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농가맞춤형 복구 시스템을 신속하게 구축하였다. 특히 붕괴된 비닐하우스 철거 작업은 전문기술을 요하는 작업이고,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여야 함으로 3단계 작업 시스템을 도입했다.

우선 1단계는 5개조 338명으로 ‘전문 기술 인력단’을 편성, 하우스 해체작업을 했다. 그 다음 2단계로는 군·경 자원봉사자들이 해체된 시설물을 용도별로 모으기, 3단계는 도 농업기술원과 서귀포농업기술센터 등의 협업을 통해 파쇄작업을 추진했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도 즉시 복구에 필요한 예산으로 예비비 8억1000만을 지원해 줌으로써 발 빠른 철거 작업이 될 수 있었다.

이번의 폭설처럼 천재지변으로 인한 재난은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사후에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한 복구를 통해서 일상을 회복하는 것은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재난을 함께 극복해 내면서 배울 점도, 새로운 희망의 끈을 찾는 일도 가능했을 것이다. 농가 중심의 맞춤형 복구체계, 현장중심의 신속한 복구 시스템을 가동해 볼 수 있는 계기도 됐다. 이 경험은 우리 서귀포시의 재난 대처 능력을 한 단계 성숙시켜 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재난의 특성과 상황에 맞게 매뉴얼을 새롭게 보완하고 방재 장비와 시설을 확충하는데 관심을 쏟겠다. 특히 군경과 자율방재단·마을회·농협 등의 생산자단체, 자생단체의 봉사자와 시민과의 협력을 강화하여 안전한 서귀포시를 만드는 데 더욱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다시 한 번 이번 폭설 피해 힘을 모아주신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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