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작지만 ‘강한’ 국가 평가
제주인도 유대인과 많은 유사점
좋은 머리·모계사회·끈끈한 동족애

성공적 ‘제주 세계화’의 밑거름 가능
재외도민 공덕비·마을 조성 필요
세계 제주인 묶는 정신적 중심 역할

 

 

이스라엘은 우리나라 강원도 정도 크기를 가진 인구 약 800만의 평범한 소국가다. 지도상으로도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눈에 잘 띄지 않는 반면에 수도인 예루살렘이 오히려 예수님 탄생의 ‘성지’로 세상에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고대 이스라엘왕국 멸망 후 2000년 동안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가 1948년 재건된 경이로운 국가이기도 하지만 6·25 전쟁 때 우리에게 의약품까지 원조한 고마운 나라이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세계를 움직이는 작지만 강한 나라로 평가받고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전 세계 1700만 유대인을 꽁꽁 묶어주는 유대인공동체 덕분이다. 유대인들은 강한 민족적 공동체를 바탕으로 신뢰를 형성하고 서로서로를 이끌면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 뉴욕과 워싱턴의 일류 로펌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들의 40%가 유대인이며 하버드·예일 등 아이비리그 소속 대학교수 30∼40%가 유대인이다. 2015년 기준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하지만 노벨상 전체 수상자의 27%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3대 방송국 NBC·ABC·CBS가 모두 유대인 소유 등 이들의 영향력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사실상 제주인도 여러 측면에서 유대인 공동체 못지않은 공동체적 잠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더욱이 흥미롭게도 유대인과 제주인 간에 많은 닮은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두 그룹은 공통적으로 머리가 뛰어나고 영리하다. 한국인과 유대인의 지능지수가 세계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인데 제주인은 우리나라 지역 가운데에서 평균적으로 뛰어나다. 간단한 예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17년도 제주학생들의 수능성적이 모든 영역에서 전국 1위라고 밝혔으며 거의 매년 최고를 차지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여성의 역할이 사회적으로 매우 크다는 점이다. 유대인들은 모계사회라 할 만큼 여성 중심적인데, 특히 정체성을 논할 때 어머니나 할머니가 유대인인지가 기준이 된다. 제주도 역시 역사적으로 여성이 가계에서 중심적 역할을 해왔는데 해녀·의녀 김만덕·애기구덕·물 허벅 등이 여성의 활동상을 보여주는 상징이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지극히 끈끈한 동족애와 공동체의식이다. 유대인의 교육적 중심역할을 하는 탈무드는 모든 유대인을 한 형제로 여기고 서로 도우라고 가르친다. 이러한 가르침은 사회 시스템에 반영되어 서로 이끌어주고 어려울 때 돕는 체계가 생활 속에 잘 갖추어져 있다.

제주인들도 배타적이라는 비판을 들을 만큼 공동체에 대한 의식이 강하고 끈끈하다. 특히 과거 매우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 제주 발전사에서 재외 제주인들이 보여주었던 고향사랑은 들을수록 감동적이다. 넉넉하지 않았던 해외살이에 절약하면서 푼푼히 모은 돈을 고향의 부족한 전기시설과 학교 등을 세우기 위해 기꺼이 보탰던 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제주 마을 곳곳에 새겨져 있다.

유대인 공동체의 경험은 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하고 있는 제주에 있어 ‘세계화’란 과제에 대한 한 방안을 시사해 준다. 세계 도처에 자리 잡고 있는 제주인을 꽁꽁 묶은 글로벌 제주인 공동체로 성장한다면 세계화에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마다의 돌도 쌓으면 돌담이 되어 바람을 막고 그 안에 생명의 싹을 틔우는 것처럼 글로벌 공동체도 작은 일부터 추진한다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선 우선 재외 제주인들의 헌신과 공적을 담은 공덕비나 송덕비들을 새로이 점검하고 자료를 모아 고향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었으면 한다. 그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제주인들을 묶어주는 정신적 중심축 역할을 할 것이다.

두 번째로 ‘재외 제주인 마을’을 조성하는 일이다. 해외의 많은 제주인들이 귀향을 하고 싶어도 여건 상 녹록하지가 않다. 이러한 제주인들을 위한 터를 조성하고 글로벌 제주인 센터 등 소통창구를 만들어 정착을 돕고 특히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일자리 등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더불어 세계 도처에 있는 제주인들과 함께 제주에 대한 정보 등을 공유하고 미래 발전방안들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언젠가 유대인 공동체에 버금가는 제주인 공동체가 회자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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