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13일까지 설치작가 부지현 개인전

▲ 부지현 설치작품 '궁극공간'

이 세상에 실존하고 있는 하나의 개체로서 깊이 절망하거나 침잠하고 싶을 때, 혹은 인식의 저 밑바닥까지 들어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고 싶은 순간, 나와 너의 궁극의 공간은 어디쯤일까.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율곡로 83)가 지난 21일부터 오는 5월 13일까지 제주출신 설치작가 부지현씨의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궁극공간’을 주제로 한다. 궁극공간의 개념은 이번 전시가 이뤄지는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를 건축한 故 김수근(1931~1986)씨가 생전 추구한 건축 개념에서 따왔다.

그에 따르면 궁극공간은 생산활동을 위해 필수적인 공간이 아니라, 명상·창작 등 삶을 풍부하게 해주는 데 필요한 공간이다. 인간이 존재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정신활동을 수행하기 위한 각자의 비밀공간인 셈이다.

부지현 작가는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내 구(舊) 공간사랑이 ‘궁극공간’으로서 오랜 기간 사랑 받아 왔던 점에 주목했다.

부 작가는 건축과 공간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공간 세계를 이번 전시에 설치작품으로 펼쳐보인다.

관람객들은 상하로 천천히 움직이는 폐 집어등과 붉은 빛, 연기 등으로 구현되는 몽환적 공간 속에서 시점에 따라 새로운 풍경과 감각을 발견할 수 있다.

집어등은 어부들이 물고기를 잡기 위해 사용하는 램프다. 부 작가는 2007년부터 집어등을 작업의 주요 매체로 사용하면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그는 수명을 다해 더 이상 불을 밝히지 못하는 폐 집어등을 수거해 설치작업으로 재탄생시켰다.

전시관람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다. 유료. 문의=02-73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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