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취원(就園) 연령 아동(5~7세) 1만9736명 가운데 공립유치원에 다니는 아동은 14%대(2818명·2016 교육통계)에 불과하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러다보니 유치원에 들어가면서부터 ‘경쟁’이 시작된다. 제주시 동지역은 더욱 심각하다. 공립유치원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다. 전체적인 공립유치원 공급이 부족한 데다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이 인구가 가장 밀집한 제주시 동지역은 병설유치원 취원 연령을 7세 제한하면서 유아들의 교육기관 선택의 폭은 한층 좁아졌다.

그런데도 도교육청은 대안 마련에 소극적이다. 부족한 병설유치원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단설유치원을 설립하자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이른바 ‘모르쇠’다.

제주도의회가 지난해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도민 60%, 전문가·공무원 집단 65%가 ‘단설유치원 설립’에 찬성했다. ‘불필요’ 응답은 고작 10%대였다. 그리고 2014년 이 교육감 취임 당시 유치원 교사들이 단설유치원 설립을 포함한 ‘제주공립유치원 발전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이러다보니 전국적으로 350개나 되는 단설유치원이 제주에는 단 1개도 없다. 흔히들 하는 얘기로 제주도가 ‘전국의 1%’인 만큼 최소한 3~4라도 있어야할 것 같은데 아니다. 교육도 자치가 이뤄지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아동들을 위한 단설유치원 하나 없는 아주 이상한 자치도가 되도록 방치하는 교육행정을 이해할 수가 없다.

특히 도교육청의 병설유치원이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상황에서 단설유치원이라는 독립 유아교육기관을 두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도 어불성설로 보인다. 형이 밥을 소화시키지 못했다고 동생마저 굶으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아동들과 학부모의 ‘고통’을 방치하면서 언제까지 ‘병설’의 정상화를 기다릴 것인가. 교육은 공급자인 ‘공무원’이 아니라 수요자인 아동과 부모의 입장에서 이뤄져야 함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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