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가 17일 “제주가 커지는 꿈, 도민과 함께 가겠다”며 ‘6·13 지방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바른미래당을 탈당했기에 무소속으로 제주도지사 재선에 나선 것이다.

원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4년 전 제주의 판을 바꾸라는 도민들의 기대에 압도적 지지를 받고 도지사가 됐다”며 “임기동안 공무원 편가르기를 없애고 인사도 공정하게 했다. 방만한 예산을 개혁해 4000억원이 넘는 차입부채를 모두 갚아 건전재정의 기초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4년이 그간 쌓인 제주의 문제를 정리하고 미래의 기틀을 잡는데 주력했다면, 앞으로의 4년은 제주의 성장을 도민 모두의 것으로 돌아가도록 집중하겠다”며 “도민과 한 몸 된 원희룡에게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로써 6·13 도지사선거 출마자는 모두 5명으로 늘어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이미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대림 후보, 자유한국당은 김방훈 후보, 제주녹색당은 고은영 후보가 확정된 상태다. 뒤이어 장성철 바른미래당 제주도당위원장도 16일 출마를 선언해 5파전 양상이 됐다.

현재의 구도는 문대림 민주당 후보가 가장 유리한 국면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집권여당의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있는 데다 보수 진영은 세 갈래로 분열됐다. 선거 초반이라 각 출마자들의 공세도 현역인 원희룡 지사에게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으로선 ‘제주도지사 탈환’이란 오랜 꿈을 이룰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했다. 그만큼 앞으로 남은 기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다. 더욱이 청와대와 민주당은 김기식 금감원장 파문에다, ‘댓글 조작’ 사건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김경수 국회의원(경남도지사 후보)까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며 휘청이고 있다.

특히 ‘댓글 조작’ 사건은 야당이 총공세에 나서면서 지방선거 내내 청와대와 민주당을 옥죌 파급력이 매우 큰 사안이다. 이를 매개로 선거 중·후반 들어 보수 측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두 달 안으로 다가온 6·13 제주도지사 선거가 향후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도내 정치권과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