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제주박물관, 후손으로부터 수증
부해만고·시문집·의학서 등 360여 점

▲ 김수은 선생 시문집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종만)이 최근 제주의 유학을 진작시킨 부해 안병택·수은 김희돈 선생 후손으로부터 가계전승유물 360여점을 기증받았다. 

이번 기증은 지난해 8월 제주박물관이 부해 안병택 선생의 생애와 학문을 조명한 ‘제주 유학의 큰 스승, 부해 안병택’ 특별전을 계기로, 부해 선생의 후손들이 근대 제주 인물을 연구하는 자료로 활용해달라고 결심하며 이뤄졌다.

부해 안병택(浮海 安秉宅, 1861~1936)은 일제강점기 제주 조천리에서 태어났다. 젊어서 전라남도 장성으로 이주해 당시 호남 성리학의 대학자 노사 기정진(蘆沙 奇正鎭)과 그의 손자 송사 기우만(松沙 奇宇萬)에게 학문을 배워 전라도와 제주도에 많은 제자를 배출했다.

이번 기증 목록에는 부해 사후 제자들이 모아서 만든 글 모음집 ‘부해만고’도 포함됐다. 부해 선생의 증손자인 안성모 선생이 소장하고 있다가 이번에 가계에서 전승되어 오던 사서오경·성리학입문서·시문집·의학서 등과 함께 기증했다.

수은 김희돈(水隱 金熙敦, 1863~1946)은 같은 시기 제주의 유림인 해은 김희정(海隱 金羲正, 1844~1916)에게서 글을 배우고 부해 안병택을 스승으로 예우하며 산 인물이다. 46세 때 우리나라가 국권을 빼앗기자 조천에서 글을 짓고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시문집 ‘김수은시(金水隱詩)’ ‘수은재시집(水隱齋詩集)’ 등을 남겼다. 이 자료 역시 후손인 김병택 선생이 기증 의사를 밝히며 함께 기증받게 되었다. 

제주박물관은 이번 기증 유물들이 제주의 근대 지식인들의 생애와 사상, 교유관계, 의병활동, 향토사 등을 폭 넓게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김종만 관장은 “두 인물의 자료는 특히 나라를 잃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라 사랑을 가르쳤던 근대 제주의 인물을 살피는데 귀중한 씨앗이 될 것”이라며 “제주박물관은 앞으로도 문화재 기증사업과 연구를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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