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 한 달여 앞두고 허운스님 인터뷰

부처님 오신 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 왔다. 해마다 돌아오는 부처님 오신 날이 그저 행사로만 치러지기보다 어떻게 하면 삶의 깨달음을 품는 특별한 날이 될 수 있을지 제주 불교의 중심인 제주 관음사 주지 허운 스님을 만나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본사인 제주 관음사 주지 허운스님은 "우리의 삶이 모든 고통과 영광을 중생들과 함께 나누는 부처님과 같은 삶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는 무엇인가.
중생들의 고통을 벗어나게 해주기 위해 오셨다. 근본적인 고통을 먼저 겪고 깨달은 부처님이 중생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서 벗어나게 해주기 위해 인간계로 온 것이다. 부처님이 모두가 가지고 있는 불성(씨앗)을 싹틔워 올곧게 만들고, 그 영광을 끝까지 중생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석가탄신일의 의미다.

△ 올해 봉축표어인 ‘지혜와 자비로 세상을 아름답게’에는 어떤 뜻이 담겨 있나.
부처님의 근본이 지혜와 자비다. 자비는 관계를 의미하고 지혜는 홀로서기를 뜻한다. 홀로서기가 된 사람(부처)이 홀로서기가 되지 않은 사람들(중생)에게 베푸는 의미인 것이다. 이것은 마치 양쪽의 수레바퀴처럼 하나만 있어서는 안되는 것으로, 지혜와 자비는 모음과 자음처럼 개념적으로는 구분이 되지만 실제적으로는 구분할 수 없다.

△ 이번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어떤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나.
이번 행사는 지혜와 자비를 느끼게 해줄 수 있는 내용으로 준비하려 한다. 전야제는 종교 본연의 색을 내면서도 노래와 음식 등을 통해 불자들과 일반 도민, 관광객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어울림 마당으로 진행 할 예정이다. 불자들이 도민들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 허운스님은 부처님 오신 날을 한 달여 앞두고 불자들에게 "스스로 부처와 똑같은 품성을 갖고 있다는 믿음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믿음에 부합되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불자들은 어떤 마음으로 부처님 오신 날 준비를 하면 좋은가.
큰 믿음을 가지고 준비하면 좋겠다. 스스로 부처와 똑같은 품성을 갖고 있다는 믿음을 놓지 않고, 그 믿음에 부합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잃지 말아야 한다. 더불어 다른 대상에 대해서도 똑같은 믿음을 가지고 희망을 놓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중생간의 사랑의 마음을 갖고 준비한다면 큰 깨달음을 얻는 시간이 될 것이다.

△ 불자가 아닌 일반 도민들에게는 어떤 날이 되길 바라나.
명상이나 참선 등을 통해 지혜의 하나인 자기객관화를 해보면 좋겠다. 이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평상시에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생각과 마음과 언어 정리를 해봄으로서 나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현대인들의 가장 큰 문제인 분노, 판단, 욕구 등의 장애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인정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부처님께서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서라’는 말씀처럼 나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깨닫는 삶이 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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