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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회적금융을 제주의 새로운 성장기회로
데스크 승인 2018년 04월 24일 (화) 강철준 제주국제대학교 핀텍경영학과 교수 |  
   
 

강철준

제주국제대학교

핀텍경영학과 교수

 

사회적경제·금융에 높은 관심
시장경제 문제의 민간 자율 솔루션
사회적금융 영국서 본격 성장

우리 정부도 관련 정책 활성화 방침
‘관치의 틀’ 제주와 안맞을 수도
특별법 활용·영국 벤치마킹 지혜로

 

작년부터 ‘사회적경제’와 ‘사회적금융’에 대해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일자리도 예전처럼 늘지 못하는 바람에 빈곤층이 늘어나고 소득불균등이 확대된 것이 주원인으로 보인다. 대기업의 생산과 수출이 늘면 국민 모두가 잘 살게 된다는 등식이 통하지 않으면서 대안을 찾을 필요가 생긴 것이다.

엄밀히 따지면 대기업에게 중요한 것은 투자나 일자리가 아니라 순이익과 주가상승이다. 따라서 매출이 예전처럼 쉽게 늘지 않으면 비용을 줄이기 위해 근로자 구조조정하고 하청기업 단가를 깎으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때문에 실업자가 늘고 빈곤층이 확대돼도 ‘정부가 세금 받아서 해결할 일이라는 것’이 지금껏 주류 경제학자들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빈곤층이 늘면서 생활여건이 악화되고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면서 경제성장이 다시 둔화되고 여기에 빈곤층 2세대의 교육기회 제약이 가난의 대물림으로 이어지면서 대안(代案)을 모색하게 됐다.

즉 정부에 기대기보다는 협동조합 등의 사회적 경제조직을 결성해서 독점자본이나 시장경제가 낳는 사회적 문제들을 ‘민간 자율적’으로 해결하자는 사회적경제가 그것이다. 그러나 생산수단을 공유하거나 배급제를 주장하는 사회주의 경제와는 다르다. 즉 사회적경제는 시장경제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간의 공동유대와 1인 1표의 민주적 결정방식을 따르면서 상업적 수익과 함께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수익을 추구하는 경제체제다.

사회적 경제조직의 대표인 협동조합은 19세기 중반 유럽에서 탄생했다. 하지만 사회적 수익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 협동조합들은 요즘의 제주도내 농협이나 신협들처럼 조직의 근간을 상업적 수익에 의존하고 사회적 서비스 활동은 부수적인 일로 취급해왔다. 따라서 어린이·여성·장애인 등에 대한 복지사업은 여전히 자선단체나 정부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그런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뉴욕 월가나 런던 등지에서 일하던 금융전문가 다수가 기존 은행들의 단기 이익만 좇는 영업방식에 회의를 품고 자선단체와 사회적 경제 조직으로 스며들었다. 이들은 사회적 수익을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방식을 개발함으로써 사회적 봉사활동을 금융투자시장과 연결시키는 사회적금융이 본격화되는 계기를 만들어냈다.

대표적인 것이 사회적 성과채권(social impact bond: SIB)이다. 2010년 처음 영국에서 발행된 것을 보면 ‘투자자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감옥에서 출소한 초범 3000명 교육에 투입한 후 이들의 재범률에 연동해서 정부에서 보상금을 지급하면 이것을 투자자 원리금 상환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사회적금융이 국제금융의 본거지인 영국에서 활성화되면서 사회적 가치 투자는 매년 20~30%의 급성장을 하고 다양한 상품이 개발되어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금년 2월 사회적 경제조직에 대한 금융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고 사회적금융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러한 시대적 조류에 편승, 제주특별자치도는 사회적금융을 제주의 새로운 성장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다.

우리 정부의 계획은 금융시장 안정유지라는 현행 금융감독체제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국의 Charity Bank처럼 사회적금융 전용 은행의 신설 허용 등 기존 은행가들과 DNA구조가 다른 사회운동가들이 다양한 형태의 창의적 사회적 금융상품 개발을 허용해서 민간의 사회적 투자를 금융시장의 새로운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부족하다.

또한 사회적 가치 성과평가를 고용부의 사회적가치 지표를 따르도록 하기 때문에 관치개입의 개연성이 상존한다. 뿐만 아니라 제주지역에 필요한 환경보존 투자나 신재생에너지사업 등의 사회적 가치가 적정하게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중앙의 정책을 그대로 수용하기 보다는 제주특별자치도법을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특히 영국의 경우 빈곤층을 위한 저렴한 주거공간이나 영세상인용 임대상가 공급을 위해 사회봉사기관에서 상당자금을 부동산 구입 보유에 투자하고 있는데 우리도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제주매일 강철준 제주국제대학교 핀텍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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