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그린치 신부 장례미사 27일 한림 삼위일체대성당서 엄수

"9만리 타향에서 날아온 파란눈의 사나이를 통해 찬미받으소서"

지난 60여 년간 제주 땅에 수많은 업적과 사랑을 남긴 패트릭 제임스 맥그린치(한국명 임피제)신부의 장례미사가 27일 오전 10시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위치한 삼위일체대성당에서 엄수됐다.

▲ 패트릭 제임스 맥그린치(한국명 임피제)신부의 장례미사가 27일 오전 10시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삼위일체대성당에서 엄수됐다.

이날 장례미사는 입당, 강론, 영성체, 고별식 등의 순서로 진행됐으며, 강우일 주교와 문창우 주교, 맥그린치 신부가 소속돼 있던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사제 등 성직자와 신자 25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천주교 제주교구장인 강우일 주교는 이날 미사 강론에서 "같은 사제로서 샘이 날 정도로 멋지고 부러운 인생을 사셨다"며 "선종 소식을 듣고 슬픔에 젖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 이날 장례미사는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이 집전했다.

강 교구장은 "맥그린치 신부가 24살의 나이로 제주에 처음 왔을 때 수많은 도민들이 전쟁의 광풍으로 고통의 날을 보내고 있었다고 회상했다"며 “한림성당에 처음 왔을 때 성당이라고는 조그만 초가집이 하나에 신자는 어린 아이들까지 24명밖에 안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한 “임 신부님은 무려 60년 동안 한 곳에 머물면서 선교활동을 펼친 고집스러운 분”이라며 "그는 황무지나 다름없었던 제주에 성당과 호스피스 병원, 피정센터, 요양원, 수녀원, 젊음의 집, 목장 등을 일궈냈다"고 덧붙였다.

▲ 맥그린치 신부의 장례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어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덩치 큰 사나이, 파란눈의 사나이를 이곳 제주땅에 보내주신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라며 강론을 마무리 했다.

장례미사를 마친 고인의 성체는 운구차량에 실려 이시돌 글라라수녀원 묘지에 안장됐다.

▲ 이날 미사에느느 성직자와 신자 등 25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1928년 6월 아일랜드 레터켄에서 태어난 맥그린치 신부는 1953년 4월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소속 선교사로 제주 땅을 밟았다.

1954년 4월 승격된 제주 한림본당에 부임하면서 제주와의 인연을 시작한 그는 전쟁과 4·3으로 가난하고 척박한 땅이었던 제주를 살리기 위해 새로운 농업기술을 전파하고, 성 이시돌 목장을 세워 선진 축산업 기술을 도입했다.

또한 제주인 들에게 돼지 한 마리씩을 나눠주면서 아시아 최대 양돈목장을 일구는 등 제주인 들의 자립을 돕고, 1970년 성이시돌 복지의원을 설립해 무료로 운영하며 제주도민의 안식처가 돼주었다.

▲ 맥그린치 신부의 장례미사가 엄수된 삼위일체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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