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월1일은 128주년 세계노동절이다. 노동절은 1886년 미국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기인한다. 당시 미국노동자들은 하루 12~16시간에 이르는 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내몰린 채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었고 마침내 5월1일 ‘8시간 노동’을 외치며 총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이 총파업은 정부의 탄압으로 많은 사람이 죽는 희생을 낳게 된다. 노동절은 이렇듯 노동자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에서부터 시작되어 전 세계 노동자들이 연대와 투쟁을 진행하는 날로 128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역시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이곳 제주에도 세계노동절을 맞아 노동자들의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제주본부는 제주지역 3대 투쟁 현안과 제주지역의 주요한 노동현안의제를 발표 했다.

3대 투쟁현안은 먼저 10년을 넘게 한라산 탐방객들을 위해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일 해온 노동자들에게 벌어진 갑작스런 집단해고 문제인 한라산국립공원 후생복지회 노동자들에 대한 집단해고를 철회시키기 위한 투쟁이다. 사실상 제주도 산하 기관인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의 관리 감독하여 있던 사업장으로써 제주도가 실제 사용자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장 전체 노동자 10명이 갑작스런 해고를 당하였다.

두 번째는 서귀포 예래동에 위치한 투자진흥지구인 히든클리프호텔에서 벌어지고 있는 업장 외주화와 노동조합 탄압 문제이다. 투자진흥지구 지정으로 20억원이 넘는 세제 혜택을 받은 특1급 호텔에서 개장 1년 만에 업장을 외주화 하겠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불안정 고용의 하청 노동자로 전락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취지의 투자진흥지구 세제 혜택의 취지도 무색해 지는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대거 소속되어 있는 업장만을 특정하여 외주화 하는 의도가 순수해 보이지도 않는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 와해 전략 문서와 오버랩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노동조합을 상생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삼는 자본의 행태는 지금 이 시대에 결코 용서 받지 못할 것이다.

마지막은 3대투쟁 현안임과 동시에 시급히 해결해야할 제주지역의 주요한 노동현안 의제이기도 한 제주의 저임금 비정규 불안정 노동의 문제이다. 민주노총은 우선 3대 투쟁현안중 하나로 공공부문의 예외 없는 정규직 전환 투쟁을 상정하고 있다.

제주는 단시간 고용되어 있는 기간제 노동자를 비롯하여 비정규노동자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이며 저임금 노동자 비율 또한 전국 최고 수준인 지역으로 비정규불안정 저임금 노동의 문제가 그만큼 매우 심각하다고 하겠다. 제주도정의 특단의 정책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7월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의한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 진행 상황은 매우 절망적이다. 제주도청 소속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비율은 30% 남짓이다. 교육청 소속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비율은 더욱 심각한 수준인 9% 수준이다.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가 아니고 비정규직 절망 위원회가 돼 버린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삶의 여유를 찾고 힐링을 위해 자주 찾는 제주가 사실은 열악한 노동환경과 불안정한 고용과 저임금으로 인해 그 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정작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의문이다. 이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공공부문에서부터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에 맞게 비정규직 정규직화로 비정규직 노동자 비율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 추진되어야 하고 이것이 민간으로 확대되어 제주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 비율을 줄여야 한다. 또한 저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주특별자치도 생활임금의 인상과 민간으로의 확대가 시급하다.

재벌의 사내 유보금이 수백조를 넘어가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은 일상적 구조조정으로 인한 해고와 노동조합 탄압과 저임금, 불안정한 비정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사회양극화는 해소 될 줄 모르고 더욱 서민들의 삶을 옥죄고 있는 와중에 재벌의 갑질 행태는 연일 뉴스 화면을 채우고 있다. 128년전 열악한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시작한 노동절의 의미를 다시 온전하게 새겨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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