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 27일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의 봄’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양 정상은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13개 항으로 구성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남북은 이번에 특히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목표를 확인하고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협력을 구하는 데에 진력하기로 했다. 북한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야당 일각에서는 북한의 그간 속임수 전력을 들어 “구체적인 비핵화 방법조차 명기하지 못한 말의 성찬에 불과하다”고 부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이전과 달리 남북관계 개선 등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과 북의 표준시간을 통일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실제로 북한은 30일 현재의 표준시인 '평양시간'을 오는 5일부터 한국의 표준시와 맞출 것이라고 공표했다. 일제강점기 이후 동경 135도룰 기준으로 하는 표준시인 동경시를 써왔던 북한은 2015년 8월 15일부터는 한반도 중앙부를 지하는 동경 127.5도를 기준으로 표준시간을 정했다. 이번에 평양시간 폐지는 한국 및 미국 등과의 교류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또 지난 27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실험장을 폐쇄할 때 대외 공개를 합의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브리핑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북부 핵실험장 폐쇄를 5월 중에 실행할 것”이라며 “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북으로 초청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북한 당국의 일련의 말과 조치로 비핵화 실행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결과는 예측 불허다. 비핵화 여부는 그들의 구체적 행동에 달렸다. 북한 당국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종전처럼 얄팍한 속임수로 일관할 경우 한반도 평화의 봄은 멀어지게 될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매우 중요한 회담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5월 중으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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