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信賴, Trust). 한자로는 ‘굳게 믿고 의지함’을 의미하고, 독일어에서 나온 Trust의 어원은 ‘편안함’을 뜻한다. 지금 우리는 서로가 굳게 믿지 못하고, 의지하지 못해 편안하지가 않다. 우리는 어쩌다가 이렇게 불신의 늪에 빠지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우리사회의 부정부패와 비리들 때문일 것이다. ‘미 투(Me too)’ 운동부터 갑질 의혹, 비자금 횡령, 채용 비리 등 연일 뉴스에서는 사건 사고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덩달아 언론이 나날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고발 매체가 생겨나고, 동시에 댓글 조작 등의 의혹이 불거지면서 우리 사회에서 서로 간의 신뢰에 대한 갈증은 더욱 커져만 가는 듯하다.

자연스럽게 공직사회의 청렴과 신뢰도 역시 국민의 이목을 끌고 있다. 2016년 하반기에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지만 부패인식지수에서 100점만점에 54점을 받아, OECD평균에 미치지 못하여 아직까지는 부족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청렴하지 못한 사회는 서로 간의 불신으로 이어지고 이는 국가의 위기로 이어진다. 우리가 수천 년 전의 역사 속에서부터 보아 왔던 여러 사건들은 대다수가 공직에서의 비리 때문에 발생했고 이는 국가의 존립까지 위협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과 같이 우리 사회가 커다란 위기에 놓인 상태에서 서로 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무엇보다 청렴의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화북동은 매 달 정기적으로 청렴교육을 실시하고 주민센터를 방문하는 주민들을 위해 친절·청렴 안내 도우미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조직적 차원의 노력뿐만 아니라 모든 개개인이 청렴의무교육 이수, 청렴 자가진단,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 서약 등의 활동을 벌이며 끊임없이 청렴의 실천을 습관화하고 있다.

청렴이라는 것이 가장 쉬우면서 가장 어려운 것일 지도 모른다. 제주도처럼 좁은 지역사회에서 모든 것을 법대로, 원리 원칙대로 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한사람 한사람 바뀌기 시작한다면 서서히 부정청탁, 눈감아주기 등과 같은 관행은 사라질 것이고, 그 노력이 새로운 신뢰를 구축하는 구심점으로 이어질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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