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정치권의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여당은 지난 1년의 국정운영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지만 야당은 개혁과 민생 모두 실패했다고 혹평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1년의 최대 성과로 ‘한반도 긴장 해소’를 꼽았다. 추미애 대표는 “위기의 한반도는 평화의 한반도가 되었고 코리아 중심이 되었다”며 “불과 몇 달 전 북한의 군사위협을 생각해보면, 지금의 변화는 그야말로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자화자찬했다. 이와 함께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진 각종 적폐를 청산하고, 권력기관을 개혁하는데 매진해 왔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지난 1년 청년일자리 대란이 현실화되고, 거리에는 실업자가 넘쳐나고 있다고 주장하며 날을 세웠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집권 1년 만에 ‘고실업·고물가·고금리’ 등 서민경제가 3중고에 빠진 그야말로 ‘외화경빈(外華經貧)의 1년’이었다”고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 특히 “문 대통령은 호기롭게 일자리 대통령을 외쳤지만 IMF 와환위기 이후 최고 실업률을 경신 또 경신하고 있다”며 “어려운 서민들을 위한다고 내놓은 정책마다 서민들만 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마추어 국정 1년’이라고 평가한 바른미래당은 “문재인 정부의 현란한 미사여구와 말의 성찬은 국민을 최면에 빠져들게 했다”고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민생은 개선이 아닌 피폐로, 또 고통은 해소가 아닌 악화로, 적폐는 청산이 아니라 누적이 되고 있다”고 깎아내렸다.

민주평화당은 대북정책을 제외한 나머지 정책에는 낙제점을 줬다. 최경환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1년에 대해 “남북관계는 성공했지만 민생과 경제는 낙제이고 정치는 채점 불가”라고 평했다. 반면에 정의당은 문재인 정부 1년을 치켜세웠다. 심상정 의원은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기대에 잘 부응하고 있다”며 “남북관계의 새 역사를 만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A학점’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후하게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의 성과와 관련 여야 정당은 이념지향과 놓인 처지에 따라 ‘5당(黨) 5색(色)의 평가’를 내렸다. 국민적 시각에서 보면 한반도의 평화 분위기 조성은 대부분 환영하면서도 문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했던 일자리 정책에 대해서는 실망한 기색이 뚜렷해 보인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호흡을 다시 한 번 가다듬고 새로운 각오로 나서야 한다. 남북화해도 좋지만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먹고 사는 일에 걱정이 없었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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