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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제주 지하수’의 지속가능성 위기
데스크 승인 2018년 05월 16일 (수) 김양보 제주도환경보전국장 |  
   
 
김양보 제주도환경보전국장
 

 

 

 

남용·오염 따른 ‘청구서’ 이미 시작
미래지향적 순환시스템 만들어야

 

 

 

물은 생명이다. 인간뿐만 아니라 지구상 모든 생명체는 물 없이는 날 수도 존재할 수도 없다. 제주에선 대부분의 시간동안 도민들의 생명수는 용천수였다. 식수는 물론 모든 생활용수로 쓰였다. 용천수가 발달한 지역은 논농사를 짓기도 하고, 물장사 기록도 있다. 물이 부족했던 시기였던 만큼 물 절약 문화는 당연했다.

그리고 1961년 11월 30일을 기점으로 ‘제주의 물의 역사’가 바뀌었다. 이날 애월읍 수산리에서 하루 395t 규모의 지하수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이후 ‘지하수는 제주의 생명수’로 인식되면서 지하수 개발이 급속도로 이뤄져나갔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제주섬 생성 이래 변함이 없었던 제주 물의 지속가능성에 위협이 시작된 시점이기도 하다. 현재 지하수는 도내 물 사용량의 약 90%를 담당하고 있다.

지하수 개발 60년도 되지 않은 지금 ‘제주 생명수’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제주 지하수의 지속이용가능량을 하루 177만t으로 산정되는데, 허가된 양은 생활용 64만t과 농업용 90만t, 공업용 3만t, 먹는샘물 4000t 등 ‘한계’의 90%에 육박하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도민 1인당 연간 물 공급량은 857ℓ이다. 전국 평균 282ℓ의 3배에 달한다. 제주도 물 남용의 ‘현장’인 셈이다. 지하수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기에, 물 절약이 중요한 ‘섬’ 제주에서 벌어지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지하수 수질도 문제다. 지난해에 전국적으로 떠들썩했던 상명리 가축분뇨 무단 배출 사건은 지하수 오염에 대한 도민들의 안일한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현재 도내 296개소 양돈장에서 하루 2880여t의 분뇨가 발생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제주도의 청정지역인 중산간 이상 지역에 액비형태로 뿌려지고 있다. 지하침투식 개인하수처리시설 또한 급속도로 늘고 있다.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량 또한 전국대비 2.4배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혁명 이후 등장한 석유 등 화석연료는 인류에게 새로운 ‘역사’를 선물했다. 동물과는 확연히 다른 ‘파워’를 기계화로 확보하게 됨으로써 산업화를 거쳐 현재의 기술적 진보까지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인류는 지금 화석연료에 의한 지구온난화 대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과도한 사용에 따른 비용인 셈이다.

제주의 물이용 시스템 또한 마찬가지다. 지하수 이용으로 반만년이상 지속돼온 자연적인 물 순환시스템이 인위적으로 바뀌었다. 그 결과 물 부족과 오염에 따른 ‘청구서’가 날아오고 있다. 도내 먹는물 기준치(10㎎/ℓ이하) 초과 관정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해수침투에 따른 지하수 관정 폐쇄조치도 발생하고 있다.

그야말로 제주 지하수의 지속가능성의 위기다. 안타까운 현실이고, 두려운 것이 사실이다. 제주 미래를 생각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철저한 관리에 나서야한다고 본다.

제주 지하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사회적인 합의가 권고되기도 한다. 많이 쓰면, 쓸수록 문제가 많아질 것이고, 아끼면 아낄수록 지속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단순한 명제다.

하지만 지하수를 이용하는 수많은 이해 관계자가 불편과 손해를 감수하고 합의에 응할 것인가는 물음표다. 그들도 제주의 생명수 지하수의 보존과 관리의 중요성이란 총론에는 동의해도, 당장 먹고 사는 일이기에 각론에는 반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불편한 진실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제는 진지하게 고민하고, 도민합의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자연순환시스템을 만들어야만 한다고 본다. 여러 전문가들은 이미 때를 놓치고 있다고까지 한탄하기도 한다.

이러한 제주의 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각계 전문가들로 워킹그룹을 구성, 활동에 돌입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참여하고 의견을 모아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지하수를 총괄 관리하는 실무책임자로서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라면서 최선의 솔루션 찾기에 최선을 다짐해 본다.

[제주매일 김양보 제주도환경보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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