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당선인 승리 요인
文 도덕성 논란에 납득할 해명 못한 점 한몫
몸값·역할 커질 듯…분열된 민심 수습 우선

원희룡 후보가 제38대 제주도지사에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원 당선인은 출마 전 기자회견에서 “‘2등 싸움’을 하기위해 국민의당과 합당하는 것은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과제에 걸림돌이 된다”며 바른정당을 탈당했다.

특정 정당에 억매이지 않고, 당파적인 진영의 울타리도 뛰어 넘겠다는 게 원 당선인의 탈당이유인데 다른 지역과 달리 제주는 선거 때 마다 거론되는 안보 이슈가 크게 작용하지 않았고, 압도적인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도 선거에 반영되지 못하면서 원 당선인이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번 선거는 모두 5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지만, 일찌감치 원희룡 당선인과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 간 ‘양강 구도’가 형성됐다.

제주도의회의장과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 경력 등을 앞세운 문 후보가 촛불정신을 계승해 문재인 정부와 함께 제주를 제주답게 만들겠다고 강조하며 초반 여론 몰이에 성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원 당선인 출마선언 이후 우근민 전 도지사 등 이른바 ‘조배죽’ 세력과의 연대, 송악산 부동산 투기, 부동산투자회사 부회장 역임, 골프장 명예회원권 등 잇따른 도덕성 논란에 대해 도민들이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이 문제에서 자유로운 원 후보에게로 유권자들의 표심이 쏠렸다.

원희룡 캠프 강영진 공보단장은 “압도적인 대통령·여당 지지율 등으로 어려운 선거였지만, 도민들은 제주가 키워야 될 인물을 선택한 것 같다”며 “특히 (상대에 비해)깨끗한 도지사 공정한 도정 운영 등을 도민들에게 인정받은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이른바 대권 ‘잠룡’들의 성적표도 관심거리였다. 개표 결과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서울시장)를 비롯해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경기지사)·김태호 후보(경남지사) 등이 낙마하면서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무소속 원희룡 당선인의 몸값과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원 당선인은 일단 선거과정에서 분열된 민심을 수습이 우선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눈치다.

원 당선인은 “제주가 안고 있는 많은 갈등과 선거과정에서 생긴 앙금을 녹여내 화합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당정치에 어떤 변화가 오든지 오직 도정에만 전념하겠다. 진정한 새 정치는 도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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