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당선인 승리 요인

‘신념’이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었다.

전교조 해직교사에서 진보 성향의 첫 교육의원을 거쳐, 제15대 교육감 당선에 이어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1.07%p(3069표, 14일 새벽 3시 기준, 개표율 평균 83.29%)라는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거머쥔, 지난한 과정이 있었다.

이석문 교육감 당선인은 13일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52.6%로, 47.4%를 얻은 김광수 후보를 5.2%p 따돌리는데 그쳤다. 보수와 진보의 1대 1 양자대결 구도라고는 하지만, 앞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와 평균 10%p 내외의 간격을 벌여온 것을 감안할 때 예상보다 좁혀진 결과였다.

이후 실시된 개표에서는 김광수 후보가 간발의 차이로 앞서 나갔다. 양측 캠프에 모두 침묵이 흘렀다. 그러나 시계가 자정을 넘기며 이 당선인이 역전이 시작됐다.

이 당선인은 2014년 교육감 선거에 유일한 진보 색채를 띤 후보로 출마했다. 양창식, 강경찬, 고창근 후보와의 경쟁에서 33.2%로 2위 고창근 후보를 따돌리고 제15대 교육감이 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김광수, 고창근, 고재문, 윤두호 후보가 일찌감치 보수 단일화를 시작해 김광수를 대표 주자로 확정하면서 진보 대 보수 구도가 형성됐다. 현직 프리미엄과 보수 기반 세력 중 누가 우위를 점할 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던 가운데 30% 내외의 부동층의 결정이 향배를 가를 것으로 기대됐다. 결국 50.53%(14만3848표) 대 49.46%(14만779표)로 이 당선인이 승리의 월계관을 썼다.

이번 선거에서는 선거인수가 많은 노형/연동에서 이 당선인의 지지율이 김 후보에 밀렸다. 지난 2014년 선거에서 타 후보들을 누르고 최다 득표를 했던 것과 대조된다. 이는 이 후보가 교육감 시절 고입 연합고사를 폐지해 내신 100% 체제로 전환하면서 학교간 수준 차를 고입에 반영하지 못 하게 됨에 따라 동 지역 학부모들의 불안 심리가 ‘원점 재검토’를 공약한 김 후보 쪽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지난 선거에서 보수 측 후보를 지지했던 남원, 표선, 구좌, 봉개 등 읍면지역과 일부 외곽 동지역에서 이 후보의 지지도가 높게 나타났다. 종달초, 동복분교, 함덕고 음악과 설치 등 읍면지역 학교 경쟁력 강화 정책에 대한 지역 평가가 표심으로 연결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와함께 기호가 없는 교육감 선거는 투표용지에 따라 후보자 이름을 다르게 배열하는 순환배열방식을 적용하는데, 인구 2만 명이상의 선거구 중 상당수에서 이 당선인이 앞 순서에 배정된 점도 부동층 표를 흡수하는데 유리한 요인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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