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게 불어댄 ‘민주당 광풍(狂風)’속에서도 살아남았다. 제주도지사 선거에 나선 원희룡 무소속 후보를 두고하는 말이다.

원 후보는 6·13 지방선거에서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가볍게 따돌리고 제38대 제주도지사에 당선됐다. 그리고 제16대 제주도교육감에는 이석문 후보가 천신만고 끝에 재선의 영예를 안았다.

원 후보의 승리 요인은 ‘집권여당의 힘’을 앞세운 문 후보에 맞서 ‘인물론’을 부각시킨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후광(後光) 등 문 후보에겐 더없이 좋은 조건이 갖춰졌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원 후보는 인물론으로 정면 승부에 나서 위기를 극복했다.

그 이면엔 정당보다는 인물을 선택하는 제주 특유의 정서도 한 몫을 거들었다. 그동안 6번 치러진 민선 제주지사 선거에서는 정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각각 3차례 당선됐다. 특히 이번선거에선 ‘제주가 낳은 인물을 제주에서 죽일 수는 없다’는 묘한 도민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제주도지사 재선으로 향후 입지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보수의 본산인 TK(대구·경북)를 제외하곤 유일한 보수 후보 당선이란 ‘프리미엄’도 지녔다.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 등이 전멸한 상태에서 원희룡 지사가 ‘보수(保守)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는게 정치권 안팎의 예상이다.

원 후보는 당선이 확정된 직후 “도민적 힘을 끌어올리고 특별한 제주의 새로운 정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에 쌓인 여러 앙금을 진심으로 화합시키겠다. 제주를 하나로 화합시키는데 어떤 것도 아끼지 않고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번만큼은 부디 좌고우면(左顧右眄) 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큰 길을 걸어 나가길 당부한다. 그것이야말로 도민과의 약속 실천이자 의무이고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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