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원희룡 제주도정이 다음달 1일 공식 출범한다. 재선에 성공한 원 지사가 새로운 의욕을 불태우고 있으나 산적한 문제가 한 둘이 아니다.

첫 번째 과제는 6·13 선거과정에서 발생한 도민사회의 분열과 갈등 치유다. 찬반과 논란이 분분한 제2공항 및 오라단지개발사업 문제, 또 영리병원과 대형 카지노 등과 관련된 논란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원 지사는 선거기간 ‘제주가 커지는 꿈’을 슬로건으로 10대 핵심과제와 200개 실천약속도 발표했다. 특히 “다시는 4·3과 같은 참극을 겪지 않도록 내편과 네 편 등 ‘편 가르지 않는 공동체’를 지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선 소감을 통해서는 “권력을 만드는 것도, 권력을 바꾸는 것도 도민이고 제주도의 위대한 업적을 만드는 것도 도민들밖에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꼈다”며 “도민들의 부름과 명령이 있기 전까지는 중앙정치를 바라보지 않고 도민과 함께 도정에 전념해 새로운 제주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원희룡 도정을 둘러싼 환경은 결코 녹록치가 않다. 우선 지역의 정치 지형도가 확 바뀌었다. ‘여당 압승=야당 참패’로 나타난 6·13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제주도의회를 완전히 장악했다. 이에 따라 향후 도의회와의 관계 설정 문제가 도정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무소속 신분인 원희룡 지사로선 현재 기댈 언덕이 없다. 그동안 일정 부분 지원군 역할을 해왔던 바른미래당이나 자유한국당도 이번 선거에서 ‘궤멸’ 수준에 이르렀다. 물론 민주당이 도의회를 장악했다고는 하나 ‘민심(民心)의 무서움’을 알기에, 도정이 하는 일에 사사건건 ‘딴지’를 걸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원 지사가 ‘혈혈단신’의 처지에 놓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같은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해선 그 어느 때보다 ‘협치(協治)’가 요구된다. 지난 6기 민선시절에도 ‘협치’가 주요 화두로 대두됐었지만 결국 실패작으로 끝났다. 진정성이 없었던 탓이다. 때문에 이번엔 원희룡 지사부터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제주의 발전과 미래를 위한 길에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그것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도의원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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