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지난 2014년 시작한 ‘변화의 항해’를 계속 이어가게 됐다. 이 교육감 역시 한반도를 휩쓴 ‘진보의 열풍’에 힘입은 바 크다. 이번 6·13 선거에선 대구와 경북, 대전을 제외하고 전국 14개 지역에서 진보 교육감이 당선됐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이 교육감은 의외로 고전했다. 51.2% 대 48.8%란 최종 결과가 보여주듯 막판까지 초박빙 혈투를 벌였다. 결국 승리를 움켜쥐긴 했으나 많은 시사점을 남긴 선거가 아닐 수 없다.

이번 교육감 선거의 최대 쟁점은 도교육청이 확정 발표한 ‘연합고사 폐지, 내신 100% 전환’이었다. 이 정책은 각 학교가 처한 현실을 충분히 고려치 않아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컸다. 상대편 김광수 후보가 선거기간 집중공세를 편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선거에서 선방했던 연동·노형지역의 표심이 돌아선 것도 여기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많다.

이석문 교육감은 2학기 ‘고교 무상급식’을 제1공약으로 내걸었다. 전국 최초로 무상교육을 실시한 제주에서 고교 무상급식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무상급식은 제주도의 예산 지원이 필요하지만, 도와 합의가 안 될 경우 자체예산으로라도 하겠다는 의지다. 과연 무상급식이 제반 문제에 앞서 제1공약이 되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IB교육프로그램 도입과 파격적인 조직개편도 예고했다. 또 고교체제 개편의 완성을 위한 국립 해사고 추진 및 특성화고 학과 개편 등도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이 교육감은 그간 ‘변화를 지향하지만 소통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재선에 성공한 만큼 이제 좀 더 여유로워져야 한다. 상대 후보의 공약이라도 좋은 내용이 있으면 정책에 반영하길 바란다. 정책에 이견을 보이는 사람들을 개혁의 반대세력으로 치부하는 것도 삼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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