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평초 비석 전면

제주교육박물관, 도내 학교 공덕비 등 856기 국역해 책 발간
4·3, 기부채납 등 건립·발전 역사 한눈에…글씨체 보는 재미도

▲ 공덕비이야기 책자

학교 한 쪽에 먼지를 가득 안고 홀로 선 비석들. 풀에 가려지고 한자로 쓰여 무슨 내용인지 보기도 쉽지 않지만, 비문에는 학교와 마을의 작은 역사가 기록돼 있다.

제주교육박물관(관장 김보은)이 제주도내 각 급 학교 교정에 세워진 공덕비 등 비석 856기를 조사해 향토교육자료집 ‘제주교육의 숨결 우리학교 공덕비 이야기’를 발간했다.

제주교육박물관은 이석문 제주도 교육감이 2017년 제주교육박물관에 대한 연두 업무보고에서 학교 태동과 발전의 역사가 새겨진 학교 공덕비의 내용을 조사,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함에 따라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1년 2개월간 발간 작업을 추진했다.

제주교육박물관은 편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집필 방향을 정하고, 각 학교의 협조를 얻어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조사위원회(조사집필위원, 사진촬영위원, 교열위원, 편집위원 등)를 꾸려 비문 해석, 건립 배경 조사, 사진촬영, 교열, 편집 등을 진행했다. 특히 공덕비 등의 내용을 원형 그대로 사진으로 담아 보존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조사 결과 학교 교정에 공덕비를 비롯한 비석을 보유한 학교는 141개교로 총 856기가 세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급별로 보면 △초등학교 73교 503기 △중학교 18교 97기 △고등학교 17교 69기 △폐지학교 33교 187기로 조사됐다.

공덕비 주요 내용은 학교 건립을 위한 부지 기증 및 부지 마련 기금조성, 학교 시설물 설립에 따른 기부 등이다. 마을주민(마을유지·해녀 등) 및 마을 출신 해외 교포 등의 공덕·송덕을 기리는 다양한 내용도 새겨져 있다.

책은 비석 전면의 찬문(讚文)을 비면에 새긴 모습 그대로 옮기고, 찬문에 대한 국역은 문맥에 맞게 문단을 나눠 편집했다. 부록으로 공덕비 관련 용어 해설집도 발간했다. 

김보은 관장은 “제주에서는 일제강점기, 4·3, 6·25전쟁이라는 연이은 시련을 극복하고 각 마을마다 학교 건립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마을 주민과 재외교포들이 부지와 건립 기금 마련에 특히 앞장섰다”며 “이들의 공덕을 오래 기리고 기억하는 데 이번 자료집이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의미를 전했다.

제주교육박물관은 책자를 1000부 인쇄해 각 급 학교와 유관기관에 배포했다. 아울러 사이버제주교육박물관(http://cyber.jjemuseum.go.kr/) 발간자료 코너에도 탑재해 누구나 편하게 자료집을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문의=064-720-9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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