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26일 제360회 임시회 본회의를 끝으로 4년간의 의정활동을 마무리했다. 고충홍 의장은 마지막 임시회 개회사를 통해 ‘국궁진췌 사이후이(鞠躬盡 死而後已)’라는 다소 어려운 고사를 동원했다.

이 말은 ‘온 몸을 다하여 최선을 다하고, 죽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그치겠다’는 뜻이다. 제갈공명이 유비가 죽고 조조 정벌에 나서기 전, 유비의 아들 유선에게 썼다는 ‘후(後) 출사표’의 한 소절이다. 그만큼 아쉬움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 2014년 출범한 제10대 제주도의회는 처음부터 순탄치가 않았다. 원희룡 도지사와의 예산안 심의를 둘러싼 대립으로 2015년도 예산안이 부결 처리되는 등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집행부와 뜻을 같이 한 경우도 많았다.

제주4·3 희생자 추념일을 중앙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국 최초 ‘지방공휴일’로 지정한 것은 대표적이다. 4·3특별위원회 운영을 통해 ‘제주4·3이 대한민국 역사’라는 전국화에 크게 기여했고, ‘4·3 백서(白書)’ 발간으로 제주4·3을 평화와 상생의 정신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은 빛나는 성과다.

하지만 공(功)이 있으면 과(過)도 있는 법. 6·13 지방선거를 앞둔 마지막 임시회에서 ‘신화련 금수산장’ 관광단지 조성사업 동의안 등을 가결시킨 것은, 제주도의회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고충홍 의장은 “도민들이 원하는 대로 모든 현안을 만족스럽게 풀어내지 못한 점에 대해서 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제11대 제주도의회에 바란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처음부터 ‘국궁진췌 사이후이’ 정신으로 나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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