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미미했지만 그 끝은 창대했다. 한국의 태극전사들이 세계 최강 독일의 ‘전차군단’을 멈춰 세우는, 모스크바 월드컵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이로 인해 쓴잔을 마신 독일은 물론 세계 축구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펼쳐진 독일과의 맞대결에서 세 번째 도전 만에 첫 승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27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F조 최종 3차전에서 김영권·손흥민의 연속골에 힘입어 최강의 전차군단 독일을 2-0으로 제압하고 승리했다.

비록 이번 대회 1승 2패로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태극전사들이 막판 투혼을 발휘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을 꺾는 기염을 토했다. 세계가 깜짝 놀랄 정도로 기적 같은 일이었다.

세계 1위 독일을 무너뜨린 태극전사들의 ‘대반전’에 외신들도 놀라움과 함께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국 BBC는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한국에 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대회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절대로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종말을 예고하는 듯한 일이 벌어졌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미국의 데드스핀은 “한국의 퍼포먼스는 월드컵의 존재 이유를 보여준다”며 “한국이 90분간 필사적으로 경기하는 모습은 이번 월드컵에서 많은 영감을 주는 광경 중 하나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한 외신은 “FIFA 랭킹 57위인 한국이 독일을 상대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이기면서 큰 감동을 선사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번 ‘카잔의 기적’ 이면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태극전사들의 투혼’이 자리잡고 있다. 이미 2패를 당한데다 최강 독일과 맞붙으면 주눅이 들 법도 하건만, 태극전사들은 조금도 굴하지 않고 ‘1%의 기적’을 일궈냈다. 이는 국민으로 하여금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이 같은 반전이 축구에만 그치지 않고 사회 곳곳에 큰 활력으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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