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대 제주도의회가 공식 출범했다. 전반기 의정을 이끌 도의회 의장에는 더불어민주당 3선인 김태석 의원(제주시 노형 갑), 부의장엔 3선 그룹의 김희현(민주당)·허창옥(무소속)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김태석 의장은 당선소감을 통해 “시대적 소명에 주저하지 않고 도민만 바라보며, 도민과 함께, 도민 모두가 행복한 ‘도민 주권(主權)시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장은 “시대적 요청에 걸맞게 도의회도 스스로를 개혁하며 앞으로 권위와 특권을 과감히 내려놓고 ‘견제와 균형’이라는 의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며 “소모적 갈등이 아닌 민의를 바탕으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더욱 공고하게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평소 논리정연하며 뚝심마저 갖춰 ‘싸움’에도 일가견이 있다. 물론 일각의 ‘다소 독선적’이란 평가도 있으나, 이런 장점을 잘 활용해서 전반기 의장직도 거머쥐었을 것이다. 때문에 앞으로 자신과 소속 당의 뜻을 관철시키는데 주력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많다.

6·13 지방선거에서의 압승(壓勝)으로 제주도의회를 완전히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으로선 못할 바도 없다. 그 조짐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상임위원장 자리 등을 민주당이 거의 독식하면서 야당 발 불만의 목소리가 매우 높다. 당내 불협화음(不協和音)도 감지된다. 민주당 최다선 의원으로 당초 도의장 물망에 올랐던 좌남수 의원은 의장단을 뽑는 선거에 얼굴도 내밀지 않았다.

제주도의회의 ‘민주당 천하(天下)’는 그 권한 못지 않게 책임 또한 혼자 몽땅 진다는 점에서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견제와 균형은 집행부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의회 내에서도 어느 정도 견지되어야 건강하고 활력 있는 조직으로의 탈바꿈이 가능하다.

정치는 ‘타협의 산물’이다. 논리와 힘만으로 모든 것을 풀어 나갈 수는 없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 양보와 협력(협치)이 있을 때 박수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도의장이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김태석 의장 스스로 ‘권위와 특권’을 과감히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약자에겐 강자가 먼저 손을 내미는 법이다. 김 의장부터 앞장 서 그 모범을 보이기 바란다. 앞으로 ‘보다 큰 뜻’을 품고 있다고 전해 듣기에 더욱 권고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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