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감성에 디지털 기술 시대
세대별 장점 모아 위기 아닌 도약을

 

디자인의 프로세스(Process) 속에는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기본적으로 디자인의 출발점은 기발한 발상,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나오는 원천인 아날로그 감성이다.

이를 진보된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여 표현된 결과물은 다시 아날로그적 감성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디지털 서체가 가진 표현의 한계를 넘어선 캘리그래피 또한 감성적 호소력을 목표로 구상·표현하고 이후,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마무리하는 것이므로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겠다.

여기에서 아날로그의 감성이 빠지거나 디지털 매체를 활용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아날로그 감성이 배제된 작품에는 상상력이 동원되지 못한 채 독창성 없이 기존의 제공된 소스들의 조합으로 디자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게 되어 결과물들이 유사하게 나타나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진보된 디지털 매체의 부재 시에는 작업의 빠른 속도와 정확성·편리함을 기대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디자인 프로세스를 행하는 주체는 디자이너인데, 그러면 어떤 사람들이 디자이너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예전에는 학생들을 취업시키는데 실력을 최우선으로 꼽았던 시절이 있었다. 아이디어 발상에 따른 디자인 요소를 일일이 만들어 작업을 하였던 때다.

요즘은 앞서 말한바와 같이 디자인 관련 사이트에 접속하여 필요한 소스를 검색 후 바로 다운 받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렇듯 디지털 매체의 기술적 진보로 인하여 디자인업체의 달라진 요구사항은 ‘실력은 우리가 키울 테니 감각이 좋고 인성이 반듯한 학생들을 추천해 달라’이다.

디자인 경쟁력의 중심은 아날로그적 가치에 있다고 보기에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합리적이고 명료한 요구사항이다. 15년을 돌이켜보면 시대가 바뀌었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이 대목에서 또 다른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인지하게 된다. 디지털에 대한 반작용으로 기계적인 것에서 인간적인 것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의 일부분인 듯하다.

세대별로 ‘하트’를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다. 마음으로 전하는 하트에서 머리 위로 양손을 올려 그리는 하트·양손하트·미니 손하트·하트 이모티콘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하트를 모두 접해보고 이해하고 있는 세대가 있다.

‘아나털(Anatal=Analogue+Digital)세대’다. 아날로그세대와 디지털세대의 중간에 낀 세대인 40대를 일컫는 말이다. 40대는 50대 이상에 비하면 정보화가 비교적 잘 되어 있으나 30대 이하 젊은 세대에 비하면 못 미치는 편이다.

학창시절에 컴퓨터를 접해볼 기회가 없었거나 적었던 아날로그 세대와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활동이 일상인 디지털 세대와의 중간이다. 아날로그세대와 디지털세대는 서로의 장점을 장착하면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직 내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이후에 컴퓨터 이용이 확산된 아날로그세대에서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컴퓨터를 잘 다루는 것, PC방과 게임 한 두 가지 정도는 수준급인 디지털세대에서 내면에서의 따뜻함과 훌륭한 인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 이러한 단편적인 예만으로도 돋보이고 인정받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 사이의 아나털세대는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것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기성세대로부터 물려받은 근본적인 정서와 인생내공을 발전시키고 젊은 청춘들과의 디지털 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 물리적 개념으로서의 디지털과 정서적인 개념으로서의 아날로그가 조화를 이루는 형태가 되는 것이다.

“각 세대별 장단점을 모아 현명하게 발전할 것인가? 아니면 세대별 격차 속에서 힘들어할 것인가?”를 한번쯤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다. 위기의 세대가 아닌 새롭게 도약하는 세대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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