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학기부터 제주도내 모든 고등학교에 무상급식이 실시된다. 초·중학교에 이어 전면 ‘무상급식 시대’로 들어서는 것이다. 그러나 제주도와의 협상 실패로 무상급식에 소요되는 예산은 도교육청이 전액 부담하게 됐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1일 2018년도 제1회 제주도 교육비특별회계 추가 경정예산안을 심사한 끝에 고등학교 급식비(식품비 및 운영비) 지원 예산 31억2300만원 등을 증액하는 것으로 수정 의결했다. 당초 도교육청은 고교 무상급식 전면 실시를 위해 총 예산 68억원 중 37억원(54%)을 이번 추경안에 편성하면서 나머지 31억원(46%)은 제주도와 협의해서 충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제주도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협의가 없었다”며 난색을 표명, 이번 2학기에는 도교육청 자체 예산으로 시행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교육청의 ‘언론 플레이’에 도가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며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예결위는 “이번 2학기는 교육청 자체 예산으로 실시하고 내년부터는 도지사와 교육감이 적극적이고 원만한 합의를 통해 무상급식을 추진하라”는 부대의견을 달았다. 이미 시행 중인 초·중학교 무상급식의 경우 인건비는 교육청이 부담하고 식품비·운영비는 도교육청 40%, 제주도 60% 비율로 부담해왔다.

추경 예산안이 의결된 직후 이석문 교육감은 “고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이란 꿈 같은 순간을 맞이하게 됐다”며 감격해 했다고 전해진다. 이어 “전국 최초 무상교육과 고교 무상급식을 기반으로 제주를 ‘교육복지특별도’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다.

이 교육감으로선 나름대로 ‘훌륭한 업적 내지 치적’이 될 것이다. 그러나 무상급식이 최대의, 가장 시급한 교육 현안인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무상급식에 들어가는 돈은 도교육청이 자체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도민들의 세금에 의한 것이다. 언제까지 포퓰리즘성의 이런 ‘무상(無償)’ 시리즈가 계속되어야 할 것인가. 이제 보다 근원적인 문제에 주력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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