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속 저출산委, 사교육비 구조적 감축 목적
수업·교육량 그대로…늘어난 시간 놀이활동 대체

문재인 대통령이 위원장인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초등학교 1~4학년의 하교 시간을 오후 3시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경우 전국에서 맞벌이 비율이 가장 높은 제주 도민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어 촉각이 모아진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초등 1~4학년 정규 운영시간을 오후 3시까지 늘리기 위한 2022년 교육과정 개정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위원회 활동을 시작한 이후 학부모·전문가들과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하며 내부적으로 다듬어온 안이다. 오는 28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리는 전문가 간담회를 전후해 외부로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저출산위는 현재 3~4학년은 오후 2시, 1~2학년은 오후 1시에 끝나는 수업종료 시점을 각각 1~2시간 연장해 오후 3시로 맞추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관련 문서에 따르면 교과수업 시간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학습량도 동결하되 놀이와 활동을 증가한다는 방침이다. 하교 시간이 늦춰짐에 따라 돌봄교실 시간도 기존 오후 5시까지에서 오후 7시까지로 조정될 수 있다.

저출산위는 이번 계획에서 △놀이가 있는 학교생활 △상담, 추수지도 등을 통해 학교내에서 최대의 교육적 성과 도달 △사교육 참여시간 구조적 축소 △학생 수 급감에 대비, 학교 근무자 일자리 유지 등을 정규 운영시간 연장의 또다른 필요로 언급했다. 올 하반기까지 이 방안을 사회적으로 논의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시범사업을 벌인 뒤 2024년에 전면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저출산위는 나 홀로 방치 아동을 해소하고 돌봄 목적의 사교육참여를 축소함으로서 여성경력단절을 줄여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많은 가정이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학원을 보내고 다시 과도한 사교육비가 가정을 압박하는 악순환에 노출돼 있다. 반면학생들을 일괄적으로 오후 3시까지 남도록 강제하는 방안에 대한 학부모들의 이견과, 업무 증가를 꺼리는 교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저출산위 문화혁신분과 관계자는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교육비 부담이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있어 학부모들과의 오랜 논의를 거쳐 해당 안을 검토중인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위원회로서 사회적 논의를 부치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앞으로 여러 부서들과 소통하며 사회적 합의를 진행한 뒤 결정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종적으로는 지역 교육감들이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라고도 말했다.

한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각 부처가 추진하는 저출산 및 고령화 관련 정책을 전반적으로 분석하고 심의·조정하는 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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